-
공주여행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에서 숲 속 산책하기우리나라 방방곡곡/충청도 2022. 6. 27. 14:20728x90반응형
무더운 여름날 공주여행.
더운 날이라서 어디를 가든 무지 고생할 것 같았다. 실내를 다니거나 아니면 해가 뜨기 전 이른 아침, 해가 질 무렵에서야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애매한 오전 산 속을 돌아다니면 그나마 덜 더울 것 같아서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을 찾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공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주차장 옆에 갈색빛깔의 작은 곰 조형물이 있었다. 한 손을 쭉 내밀고 있는데 뭔가를 달라는 몸짓 같았다. 아니면 '안돼에~'하는 절규의 몸짓일까? 완전 귀여웠다.




입구에도 볼거리들이 좀 있었다. 콘크리트 바닥에는 곰 발바닥 모양이 찍혀 있었고 귀여운 토끼 조각상들이 줄줄이 놓여 있기도 했다. 구경을 좀 하다가 매표를 하고 입구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이 입구 쪽에 딱 하나 있으니 한바퀴 돌기 전에 화장실에 들렀다.

안으로 들어서니 쭉쭉 뻗은 나무들이 가득한 산 속이었다. 오르락 내리락 걸으면서 작품들을 구경했다. 정말 더운 날이었는데 숲 속 나무 그늘 아래를 걸으니 시원했다. 간간하게 바람도 불어오고 소나무 향이 그윽하게 나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부드러운 흙길을 걷는데 깊은 숲 속에 들어와 트레킹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군데군데 놓인 작품들을 구경하는데 작품들마다 다 의미가 있었다. 지금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위해 만들어진 전세계 작가들의 창작물들이다.



내 키를 넘어서는 거대한 작품들부터 자그만한 조각상들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산 속을 걸으면서 군데군데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보는 야외 미술관!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살결에 닿는 바람과 햇살을 느끼고 내 속도에 따라서 천천히 걸었다. 숲 속을 거닐기만해도 힐링하는 기분이 절로 들었다.


작은 숲 속 오두막에 들어가니 정말 시원했다. 동굴 안에 들어온 것처럼 서늘해서 무더위를 피하려면 햇볕을 꼭 막아야겠구나 생각했다. 오두막 안에 동그랑 창이 나있었는데 그 창 너머로 보이는 숲 속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가족들과 오두막 안에서 더위를 조금 식히며 사진을 찍다가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으라면 바로 이 솔곰을 선택할 것이다. 들어서는 입구 근처에 커다란 곰이 한마리가 서 있었는데 소나무 판자로 만든 것이었다. 곰 내부로 들어가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갈 수도 있었다. 곰의 가슴과 눈쪽에 서서 밖을 바라볼 수 있는 구조였다. 놀라운 점은 곰의 형상 속에 두 그루의 소나무가 숨어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러가지 큰 솔곰 옆으로 다른 곰들이 즐비했다. 곰과 공주는 인연이 깊다. 금강 근방을 고마나루라고 부르는데 이 '고마'가 곰이라는 뜻이다. 오래전부터 이곳에 정말 곰이 살았었는지 그리하여 고마라고 불렸는지 모르겠다. 연미산 근방에는 곰굴이 있기도 하고 곰과 관련된 전설이 내려져 오기도 한다.

옛날 어느 총각이 연미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어느 굴에 들어가 쉬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처녀를 만나게 된다. 총각과 처녀는 굴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 며칠이 흐르는 동안 매일 굴 밖으로 나가 음식을 구해오는 부인을 이상히 여겨 따라간 총각은 부인이 곰으로 변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후 곰 부인은 남편을 굴 속에 가두어 자식도 둘이나 낳으며 살지만, 남자는 금강을 건너 부인에게서 도망쳤다. 상실감에 빠진 곰 부인은 자식들을 안고서 강물에 뛰어들었다. 이후 강을 건너는 나룻배가 자꾸 사고가 나서 강 옆에 사당을 짓고 곰의 넋을 위로했다.


작은 곰 조각상들이 흩어져 있는 연못을 거닐었다. 개구리밥 같이 생긴 작고 동그란 이파리들이 물 위에 동동 떠 있었다. 그리고 아주 검던 작은 올챙이들이 연못 안에 가득했다. 어떤 녀석들은 벌써 뒷다리가 나오기도 했다. 정말 오랫만에 올챙이들을 보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곰 하면 꿀과 뗄레야 뗼 수 없는 사이이질 않는가? 벌집을 형상화한 구조물도 있었다. 신기했던 것은 저 구조물 안쪽에 정말 벌집이 있었다는 것이다. 윙윙윙 벌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려오고 꿀벌들이 눈앞을 돌아다녔다. 요새 기후변화 때문인지 꿀벌들이 많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꿀벌집을 보게 되니 반가웠다.



그늘 밑에 서서 더위를 좀 식히다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 곳곳에 체험형 작품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나뭇가지들을 매만져 보기도 했다. 해먹같은 곳 위에 누워보기도 하고 언덕 위아래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공원을 산책했다.








소나무 숲 속에 하얗고 커다란 달이 배 모양 모형 위에 놓여 있었다. 작가는 달의 속성을 변화와 이동으로 보았다. 움직이는 달을 통해 현대인들이 잊고 있는 달의 서정성을 찾고 자연 속 달 그리고 쪽배를 통해 풍경의 가변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노란 빛깔의 사람 형태의 조각상 하나. 네온 느낌이 나는 노란색이라 멀리서도 눈에 확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고흐의 얼굴이었다.
고흐의 조각상을 보고 그저 멋있다 생각했었는데 작품에 담긴 의미가 있었다. 작가는 대중에게 익숙한 고흐를 통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신-인류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신석기 시대의 유물을 표현한 듯한 조각의 파편(코와 귀 부분)들은 디지털 시대 속에서 표류하는 불완전한 현대인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으음, 안내판에 적힌 글귀를 읽고 보니 그런건가 싶기도 하지만 난 그저 이 원시적인 강렬한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기괴한 구조물 안에 들어가서 하늘을 바라 보았다. 파이프 같이 생긴 곳 안으로 들어가 고개를 올려다 보니 하늘이 동그랗게 보였다. 보통 보던 평범한 하늘도 이렇게 프레임 안에 넣고 보니 남달라 보였다. 하늘 위에 또 다른 작은 세상이 하나 더 만들어진 것 같았다.

천천히 쉬어가며 한바퀴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햇볕 아래는 더웠지만 그늘 밑으로 살랑살랑 걸어다니면 괜찮았다. 오르락 내리락 걷다보니 나름 운동도 된 것 같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숲 속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이었다.
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충청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꽃향기 그윽한 궁남지 밤 산책하기, 서동연꽃축제 드론쇼와 폭죽 (0) 2022.07.26 부여 서동 연꽃축제의 현장 연꽃 가득한 여름날 궁남지에서 (0) 2022.07.22 부여 여행 백제문화단지 야간개장 구경! 아름다운 노을과 야경 (0) 2022.06.13 공주여행 금강신관공원 미르섬 양귀비, 수레국화, 유채꽃밭에서 (0) 2022.06.13 부여여행 정림사지박물관과 정림사지5층석탑 (0) 2022.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