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은 장어가 유명하다.
고창에 여행왔다면 장어는 한 번 먹어주고 가야지 생각해서 찾아간 식당 청림정금자할매집.
복분자 구이라는 메뉴를 보니 왠지 예전에 가족들과 함께 이 식당에 왔었던 것 같은 기억이 들었지만, 확실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장어 소금구이 1인분이랑 고추장구이 1인분을 주문했다. 숯불 그릴 위에 파아 얹혀져 나오는 것이 특이했다. 장어 기름 머금은 바싹 구운 파와 함께 장어를 먹으니 더 맛잇었다.
그리고 별미였던 도토리묵. 직접 쑨 도토리묵 같았는데 식감이 쫀득쫀득하고 쌉싸름한 도토리향이 진해서 정말 맛있었다. 나중에 맛나서 아껴먹었다. 하하.
장어는 한 번 초벌해서 나와서 그냥 바로 먹어도 될 수준이었다. 파 위에 얹어서 잠시 구운 뒤에 곧장 먹었다. 숯불 위에서 더 익혀 먹는게 맛있기는 했다. 장어 살이 쫄깃하며 식감이 살아 있어서 좋았다. 퍼석퍼석하면 맛이 없는데 말이다.
소스바에 고추장, 복분자소스, 된장소스가 다 구비되어 있어서 소금구이를 시켜 놓고 찍어 먹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고추장 구이도 맛있기는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금구이가 더 맛났다. 담백하니 고소한 장어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아찌들과 초생강, 쌈과 함께 장어 구이를 즐겼다. 흰 쌀밥을 주문해서 그 위에 고추장 장어 구이를 한 점 올려 먹는 맛도 일품이었다.
주문하고서 금방 나왔던 장어탕 수제비. 장어탕에는 무가 잔뜩 들어있었고 들깨향이 강하게 났다. 내가 예전에 먹었더 장어탕 보다는 그 진함이 덜했지만 가볍게 먹기 좋았다.
사실 우리 둘은 양이 적어서 장어 2마리도 다 먹기가 버거웠다. 정말 마지막 한 점은 힘겹게 먹었던 것 같다. 맛있는 걸 이리 다 먹지도 못하니 정말 매번 안타깝다.
배부르게 다 먹고 나오니 사장님께서 복분자주 한 병을 선물로 주셨다.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