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칼국수 2인분을 시켰다가 아무래도 바지락죽을 먹어 보아야 할 것 같아서 인삼바지락죽도 1인분 추가했다. 칼국수는 2인분부터만 주문 가능해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식탁 위에 깔린 비닐이 엄청나다. 이곳이 유명한 곳임을 짐작하게 한다. 우리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를 잡고 먹을 수 있었는데, 점점 점심시간에 가까워지자 줄을 서서 사람들이 기다리기 시작했다.
어후, 일찍오기를 참 잘했다.
해초 무침과 김치, 오징어 젓갈과 샐러드가 나왔다. 샐러드는 왠지 부안에서 유명한 오디를 넣은 드래싱을 뿌린 것 같았다. 냠냠 반찬을 먹고 있으니 곧 우리밀 칼국수가 나왔다.
나의 베스트 메뉴는 우리밀칼국수였다. 국물이 담백하면서도 시원했고 면에서 풍기는 메밀향이 너무 좋았다. 우리 밀 칼국수라는데 왠지 내 느낌에는 메밀 칼국수였다. 면 식감이 탱글하지는 않고 툭툭 끈기는 그런 메밀 면의 식감이었다. 쌉싸래하니 면 향이 너무 좋아서 나는 맛나게 먹었다.
하지만 남편은 면의 식감이 너무 평소와는 달라서 별로였다고 이야기했다. 대신 국물은 너무 시원하고 맛나서 홀짝홀짝 계속 마셔댔다.
남편이 너무 맛있게 먹었던 바지락죽. 우리는 아침 겸 점심으로 먹으러 간 것이었는데 빈 속에 먹기 참 좋았다. 부드러운 죽에 바지락이 들어있고 인삼향이 훅 풍겼다. 밥도 잘 퍼져서 부드럽게 넘어갔고, 같이 나온 오징어 젓갈과 함께 먹으니 꿀맛이었다.
두명이서 3인분을 주문해버려서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선방했다. 맛있어서 그런지 죽은 싹싹 다 비워냈고 2인분 주문했던 칼국수는 정말 너무 배불러서 남기고야 말았지만 기분좋게 맛나게 잘 먹어서 역시 주문하길 잘했다 싶었다.
배가 터지려고 해서 뒤뚱뒤뚱 나오는데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보았다. 우리 참 맛난 음식을 파는 식당에 잘 찾아왔네 하는 뿌듯한 기분으로 밖으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