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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산 문광 저수지 은행나무 길 걷기
    우리나라 방방곡곡/충청도 2022. 10. 2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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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에서 가장 유명한 가을 명소를 꼽으라면 아마도 이 '문광저수지'를 이야기 할 것 같다. 오래된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과 저수지에 비친 노란 반영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멈춰 세우고 걸어 나오는 길에 보이던 사과나무 밭. 주렁주렁 붉은 사과들이 귀엽게 매달려 있었다. 붉은 동그란 보석들이 매달린 것 같았다. 이맘 때면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노랗게 물든 문광 저수지 길을 걸었다. 저수지를 따라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아래로 내려와 멀리 보이는 산과 물 속에 잠긴 나무들을 바라 보았다. 물 속에 잠긴 나무들을 보니 신행 때 보았던 글래노키나 테카포 나무들이 떠올랐다.


    길게 늘어진 은행나무 가지들은 저수지까지 닿을 듯 했다. 주렁주렁 매달린 은행나무 이파리들은 아주 잘 익은 계란 노른자처럼 노랬다. 저수지 근처 흙바닥에는 떨어진 은행들로 냄새가 꽤나 고약했다. 냄새는 고약했지만 풍경은 아름다워서 걷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위로 올라와 은행나무 길을 걸었다. 길 양쪽으로 쭉쭉 뻗은 오래된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있었다. 얼마나 오래 묵은 나무들인지 모르겠으나 크기를 보니 적어도 몇십년은 되 것 같았다. 아니, 그보다 더 되었을라나?


    아직 노랗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중이던 문광저수지. 아마도 곧 있으면 온통 노란 세상이 될 것 같다. 이렇게 묘하게 연두빛과 노란색이 뒤섞인 모습도 참 아름다웠다. 계절마다 나무는 이파리를 피워내고 물들이고 또 떨궈내고,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멋진 모습을 보게 되니 괜시리 나무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은행나무 아래에는 하얀 구절초 꽃들이 하늘하늘 피어 있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저수지에는 노란 은행나무 이파리들이 비쳐 아른거렸다. 은행나무 숲은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저수지에 비친 노란 반영의 모습은 처음이어서 색달랐다. 한 폭의 수채화를 눈앞에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저수지를 한바퀴 둘러 볼 수 있는 데크 산책길이 잘 나있었다. 은행나무 길을 지나서 저수지 끝으로 가서 데크길 위를 걸었다. 파릇파릇한 나무들이 우거진 데크길을 따라서 걸어갔다.


    데크길 끝에는 저수지 둘레를 따라 난 길이 나타난다. 그 길을 걸으면 멀리 우리가 방금 전 걸었던 은행나무 길이 한눈에 보였다. 아름다운 산이 보이고 그 아래로는 저수지가 넓게 펼쳐졌다. 저수지 위에는 알록달록한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저수지 반대편에는 황금빛 논이 펼쳐져 있었다. 가을을 맞아 한껏 고개를 푹 숙인 벼들이 노랗게 익어 있었다. 풍요로운 가을의 풍경이다.


    이곳에서는 유색벼를 이용해 만들어낸 괴산 유기능 엑스포의 마스코트들을 볼 수 있었다. 멜빵바지를 입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캐릭터였다. 색깔 있는 벼로 이렇게 논에 캐릭터를 그려낸 발상이 대단했다.


    저수지 둘레길은 그리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평탄하고 잘 닦여 있어서 설렁설렁 걷기 좋았다. 가까이서 보는 은행나무 길의 모습과 멀리서 보는 모습이 달라서 색다르기도 했다. 이렇게 한바퀴 돌아 보아야 멀리 삐죽삐죽 솟은 노란 은행나무들의 반영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거울을 가져다 댄 것 같이 매끄러운 반영이 참 아름다웠다.


    저수지를 한바퀴 돌고서 다시 은행나무 길에 들어섰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가기 전에 아쉬운 마음으로 사진을 몇 장 더 찍어 본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잎도 하나 주워서 기념 삼아 가져가기로 했다.


    노란 은행나무 길을 걷다 보니 가을이 성큼 더 다가온 기분이 들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이제 완연한 가을이 될테고, 온세상이 붉고 노랗게 물들겠지?

    아름다운 단풍들을 보려면 정말 하루하루가 부족한 것 같다. 우리에게 가을은 참 바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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