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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은 여행 속리산 법주사 가을 세조길 트레킹
    우리나라 방방곡곡/충청도 2022. 11. 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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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박집에서 열심히 싼 베낭과 스틱을 챙겨 걸어 나왔다.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던 맑은 가을 날 속리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 전날은 법주사에 다녀왔고 이날은 법주사는 패쓰.

    세조길 따라 걷다가 문장대까지 가보기로!

    (세조길 법주사부터 복천암까지 3.2km, 문장대까지는 다시 2.8km)


    보은은 대추로 유명해서 대추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법주사 쪽 탐방로로 가는 길에 줄줄이 열린 좌판마다 대추를 잔뜩 팔고 있었다. 맛보라며 대추를 나눠주셔서 냠냠 맛있게 먹었다.

    사과대추라는데 진짜 사과 맛도 나고 대추 맛도 났다. 대추가 이리도 맛난 녀석이었나? 너무 맛나서 대추 한바구니 사서 산행 때 들고 다니며 군것질 삼아 먹었다.


    가지 위에 자리 잡은 푸릇푸릇한 공 같은 겨우살이도 보고, 다리를 건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다리로 오더니만 가래떡을 나눠주셨다.


    절에서 갓 만든 가래떡을 나눠 주는 중이었다. 우와, 이게 왠 떡이냐! 우리도 줄 서서 떡을 받아 들고 냠냠 찰진 떡을 먹으며 법주사 쪽으로 걸어갔다.


    어제 샀는데 여기 지나가려면 법주사를 안가더라도 표를 또 사야만 했다. 주륵, 어제 오늘 이틀간 입장권으로만 이만원을 써버렸다.

    실컷 걷고서 뽕을 뽑고 가야지.


    아름다운 단풍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수채화 물감을 칠한 것처럼 물들어가는 모습, 우리는 알록달록한 단풍에 푹 빠져들었다.


    살랑 신발 위에 내려 앉은 새빨간 단풍잎. 귀여워서 주워 들어 일기장에 끼워 넣었다. 올해 가을 일기장에는 단풍이파리들이 한가득이다.


    노랑노랑, 온통 노란 산 속을 걸어갔다.

    온천지에 노랑단풍들로 그득했다. 생강나무나 고로쇠 나무가 노랗게 물든다던데, 노랗게 물든 다양한 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것은 이파리들이 별처럼 생긴 이파리들이었다.


    하늘에 가득 핀 별조각들, 아름다워라!

    노란 이파리들도 주워 일기장 안에 끼워 넣었다. 단풍을 떠올리면 항상 붉은 빛깔이 먼저 떠오르는데, 이제는 이 붉은 듯 하면서도 진한 노란색도 떠오를 것 같다.


    세조길 안내도를 따라서 야자 매트가 깔린 길을 따라 걸어갔다. 끝까지 간다면 3km정도 되는 길이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문장대라서 더 많이 가야되겠지만, 굳이 등산할 생각이 없다면 세조길 트레킹 코스만 걷다가 돌아가도 충분할 듯 하다. 세조길만으로도 자연을 만끽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법주사를 지나쳐서 쭉 걸어 갔더니 저수지가 나왔다. 꽤나 큰 저수지였는데 저수지 둘레를 따라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붉은 단풍 따라, 맑은 물결 따라 걷는 길.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는 가을길이다.


    맑고 푸르른 저수지 잔잔한 물이 반짝반짝 빛나고 주변은 온통 화사한 단풍들이다. 멀리 보이는 반대편 산도 알록달록했다.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우리는 데크길을 따라 가다 서고 또 가다 서고 그랬다.


    물가에 다가가면 맑은 물 아래 쌓인 낙엽들이 보였다. 저 아래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는 것 같았다. 자그만한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왜인지 물가에 모여 있었다. 그 모습이 신기해 사진으로 담아 두었다.


    아름다운 저수지의 반영 사진도 담았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울긋불긋한 산이 그대로 저수지 안에 거울처럼 담겨 있었다. 가을 반영을 눈에 담으며 데크길을 계속 걸었다.


    물가의 아름다운 붉은 단풍을 보고 잠깐 멈춰 서서 사진을 찍었다. 저수지에 비친 붉은 빛깔이 참 고왔다. 따뜻한 볕이 들어와 그림자를 만들어서 땅 위는 단풍 그림자로 일렁일렁였다.


    저수지 길이 끝나면 작은 휴게소가 하나 나왔다. 여기서 잠깐 쉬면서 무얼 먹고갈까 싶다가 세심정까지 일단 가보기로 했다. 세심정에도 휴게소가 있다고 들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문장대였으니 안내판을 따라 열심히 걸어갔다. 하늘에는 알록달록 단풍 별조각들 천지였고 데크길 옆으로는 가을을 담은 계곡이 이어졌다. 걷기에 정말 좋은 길이었다.


    다리를 건너며 계곡 물에 뜬 우리의 그림자를 담았다. 요 근래 이리저리 산들을 다니며 들던 생각은 우리나라 참 아름답구나, 특히 국립공원은 다닐 때마다 감탄했다. 사계절 매주 국립공원만 다녀도 바쁘겠구나 싶었다.


    드디어 세심정에 도착했다. 세속을 떠나 산에서 마음을 씻는 곳, 이름 한 번 아주 잘 지었다. 번잡한 도시를 떠나온 우리, 세조길을 걸으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가을 풍경들을 눈에 담으며 과거나 미래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해할 뿐, 이렇게 살아간다면 세상만사 근심할 일이 뭐 그리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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