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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끝자락 무주 여행 안국사에서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2. 11. 1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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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상산 전망대를 둘러 보고 내려오는길에 안국사를 들렀다. 차 하나만 겨우 다닐 수 있을 법한 작은 도로를 따라 위로 올라갔다. 주차장에는 차가 별로 없었다.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오니 멀리 노랗고 붉은 풍경이 보였다.​​



    호국사비로 내려가는 계단 옆쪽에 있던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늦가을이라 가지 끝에 매달려있던 이파리들이 잔뜩 떨어져 있었다. 은행나무 아래는 온통 노랬고 단풍나무 아래는 온통 붉었다.​​



    늦가을에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이었다. 이파리들이 나무 끝에 매달려 있을 때도 아름다웠지만 이렇게 우수수 떨어져 땅 위를 가득 채운 모습도 무척 아름다웠다. 선명한 노란색과 붉은색이 뒤섞여 흩어져있는 땅 위를 걸었다. ​​



    흩어져 있는 은행잎과 단풍잎들은 얼마 전에 떨어진 것마냥 신선해보였다. 낙엽에게 신선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왠지 우습지만, 짓이겨지지 않고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날것의 것처럼 보였다.​​



    마치 동화 속 풍경을 보는 듯 했다. 알록달록한 세상, 호국사비로 내려가는 계단 위에도 가을 이파리들이 가득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여러 번 찍다가 삼각대를 세워놓고 기념 사진들을 남겼다.

    지금 이 순간 안국사를 찾았기에 볼 수 있었던 가을의 끝자락 풍경.




    이제 절을 둘러보러 갈까 싶어 언덕 위를 걸어 올라가는데 멀리 보이는 하늘에 움직이는 검은 점들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하늘을 빙빙 돌고 있는 새들이었다.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으나 커다란 새들이 무슨일인지 뱅뱅 돌고 있어서 신기해서 사진에 담아 두었다.




    돌계단을 올라 안국사 경내에 들어서는데 붉은 세상이 펼쳐졌다. 나뭇가지에 걸린 붉은 이파리들과 바닥에 흩어진 붉은 이파리들이 모여  세상이 온통 발갛게 물든 것처럼 보였다.​​



    고려 충렬왕 때(1277년)에 지어졌다고 전해지는 안국사. 조선 중기 이후부터는 근처에 사고가 설치되어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기도 했다. 적상산 위쪽에는 호국사라는 절과 호국사비가 있었는데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옮겨졌다고 한다. 호국사비는 안국사 주차장 앞쪽에 있었다.




    산 위라 그런지 이파리들이 다 떨어진 텅 빈 가지들이 많았다. 황량해보이는 숲의 풍경 너머로 적색으로 물든 산이 보이고 그 위로 붉은 하늘이 아른거렸다. 먼 하늘에는 하얀 달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극락전으로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불경 외는 소리와 목탁 소리가 들려왔다. 고요한 산중에 퍼지는 그 소리는 우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높은 곳에 올라서서 멀리 보이는 풍경이 아주 멋있었다. 길게 펼쳐진 산들은 온통 붉었다. 그리고 그 위에 뜬 하얀 달이 왠지 모르게 이질적으로 보였다. ​



    마치 다른 붉은 행성처럼 보이던 눈앞의 풍경, 저 산은 노을을 머금어서 붉은 것인지 적상산이라는 이름따라 붉은 단풍때문에 붉은 것인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조용한 절내를 돌아다니다가 해가 질 무렵에 우리는 구불거리는 길들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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