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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 트레킹 용추폭포, 용연폭포, 절구폭포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12. 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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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주왕산 국립공원.

    겨울이 막 시작되는 12월 초입에 주왕산을 찾아왔다. 언제였던가 몇일 전에 눈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쌓여있는 눈은 없었다. 가지는 다 텅텅 비어 있었고 산 아래에는 낙엽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으스스한 찬 공기가 느껴지는 겨울, 그래도 따뜻하게 입고 걸으니 몸이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공기가 차가우니 마시는 숨이 신선하고 상쾌하게 느껴졌다.




    대전사 매표소까지 가는 길에는 여러 약재와 산나물들을 파는 가게들과 식당들이 줄지어 있었다. 아이쇼핑을 하면서 걸어가는 길 맛난 손두부도 보이고 제면하는 할머니도 보였다.




    성인 기준 입장료 4,500원, 무인발권기도 생겨서 편해진 것 같다. 대전사 입장하는 표를 사서 안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 트레킹이 시작된다.




    대전사 들어서면 보이는 멋있는 주왕산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고즈넉한 기와 지붕과 석등과 주왕산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우린 등산하지는 않고 주왕산에 있는 폭포들만 설렁설렁 둘러보고 오기로 했다. 용추폭포까지는 정말 쉬운 코스라서 부담 없이 걸어갈 수 있다.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계곡을 옆에 끼고 걸어갔다. 헐벗은 나무들을 보니 이제 진짜 겨울이구나 싶었다. 바위 위에 돌을 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서린 커다란 바위를 보게 되었다. 저 바위는 시간이 흘러도 그자리에 그대로 가만히 있는구나.




    자세히 살펴보니 바위마다 고드름이 대롱대롱 맺혀 있었다. 올 겨울 들어서 처음 보는 차가운 얼음, 차가운 겨울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었다. 아직 한겨울이 아니니 바람은 그렇게 불지 않아서, 얼음 맺힐 정도로 차가운 물이 흘러도 걷기에는 힘들지 않았다.




    용추폭포로 걸어가는 길.

    거대한 기암괴석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겨울이 되어 색색깔 이파리들이 사라지니 주왕산 본연의 모습이 훅 드러나는 것 같았다.




    암석에 흘러내리는 물줄기들이 얼어서 고드름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기다란 고드름을 매만져보니 어찌나 차갑던지 손이 무척 시렸다. 손이 시려도 얼음을 만지니 겨울이 온몸으로 느껴져서 좋았다.




    시루봉과 학소대를 만났다. 떡을 찌는 시루를 닮았다 하여 시루봉이라는 이름이 붙은 커다란 기암괴석이 먼저 보였다. 다리를 건너가며 보이는 또 다른 바위는 학이 와서 놀았다는 학소대. 바위 꼭대기에는 나무가 자라나고 있었다.




    아름다운 용추협곡을 지나왔다. 주왕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아마도 이곳 협곡을 지나는 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높이 솟아오른 커다란 절벽이 좌우로 서있고 그 사이에 나무 데크길이 나 있었다. 그 사이로 지나갈 때면 꼭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 든다.




    용추협곡을 지나오면 세차게 흐르는 폭포를 만나게 된다. 바로 용추폭포이다. 매섭게 흐르는 물줄기 아래에는 깊은 웅덩이가 있었다. 옥빛 웅덩이는 아주 맑아서 저 아래있는 돌덩이도 보였다.

    우리는 항상 용추폭포까지만 보고서 돌아섰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가보기로 했다. 1km정도 더 가면 나오는 용연폭포와 절구폭포를 보고 오기로 했다.




    여태까지는 편한 길들의 연속이었는데 여기서부터는 왠지 산을 올라가는 것 같았다. 조금 숨도 차오르는 오르막길을 걸어가며 얼마나 걸어갔을까 멀리 기다란 폭포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 폭포가 바로 용연폭포구나!




    용연폭포 이정표를 따라서 가파른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멈춰서서 앞을 바라보니 멋드러진 폭포가 나타났다. 용연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었는데 1단 아래에 커다란 웅덩이가 하나 있었고 그 아래로 폭포가 이어져 내리고 있었다.




    폭포 아래에는 깊고 맑은 소가 있고 그 옆에는 꽤나 깊은 동굴이 있었다. 세차게 흐르는 물소리가 듣기 좋았다. 겨울이라 그런지 찾는 이가 없어 폭포를 바라 보는 이는 우리 둘 뿐이었다.




    웅장하고 멋있는 용연 폭포를 지나서 이제 절구폭포를 향해 걸어갔다. 우리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걸어왔었는데 그 길을 따라 다시 돌아가 갈림길에서 오른편으로 걸어가면 절구폭포로 가는 길이었다. 용연폭포 가는 길과 달리 절구폭포 가는 길은 좁고 험했다. 낙석위험이라는 경고문구와 안내방송까지 나오는 길이라서 옆에 거대한 암석을 좀 위험해 보였다.




    마침내 만나게 된 절구폭포. 사실 용연폭포보다 에 절구폭포가 더 멋있었다. 용연폭포는 나무 데크 위에서 바라만 보아야 했지만 이 절구폭포는 자갈밭을 지나가 아주 가까이서 바라 볼 수 있었다.




    세차게 흐르는 물줄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 어떤 것도 따라갈 수가 없구나 싶었다. 깊게 파인 바위는 오랜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쏟아져내리는 물방울들이 웅덩이 아래로 떨어지고 거세게 흘러내리는 물줄기 옆에 얼어 붙은 덩어리들이 가득했다. 왠지 맑아 보이는 저 물에 손을 담궈보니 살이 타는 듯이 아팠다. 겨울이긴 겨울이구나.




    돌아가는 길에 암벽에 쏟아져 내리다가 갑자기 얼어붙은 것 같은 얼음과 잠깐 시간을 보냈다. 얼음 너머로 물줄기가 흐르는 모습이 두 눈으로 보였다.




    바위 위를 흐르는 물방울들이 모이고 모여 이렇게 얼음이 된 것이었다. 왠지 물 맛이 궁금해서 흘러내린 물방울을 모아 마셔보았는데 캐캐한 돌 맛이 나서 웩 뱉어 버렸다.




    2시 넘어서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용연폭포와 절구폭포까지 다 보고 돌아가니 날이 어두워져버렸다. 하늘에는 달이 떠올랐다. 계곡물 위에 노란 달빛이 어른거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어두운 밤하늘에는 별들이 총총, 춥지만 않다면 이렇게 밤 산길을 걷는 것도 나쁘진 않구나 싶었다.




    대전사에 진입하자마자 들려오는 불경 외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경내에 울려 퍼지고 멀리 산 위로 보이는 노르스름한 달, 그리고 분홍빛으로 빛나는 나무가 보였다.




    이렇게 어두운 밤 대전사의 풍경을 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멀리 보이는 주왕산의 실루엣이 위엄있게 보였다. 날이 깊게 어두워지니 손이 시리고 귀가 시려왔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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