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파도키아 괴레메 마을 맛집 Cappadocian Cuisine(카파도키아 퀴진)에서 항아리케밥을 먹다지구별 여행자/튀르키예 (터키) 2022. 12. 13. 00:28728x90반응형
지난포스팅
카파도키아 괴레메 마을에서는 3박 4일을 머무르기로 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한참동안 테라스에서 괴레메 마을 풍경을 보며 신나하다가 출출해진 배를 채우러 밖으로 나섰다.
괴레메 마을을 돌아다닐 때는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녔다. 차를 빼놓으면 주차를 다시 하기도 번거롭고 흙먼지가 많이 나는 경사진 까다로운 길이었기 때문에 그랬다.
가볍게 근처 마실나가는 기분으로 밖으로 나왔다. 늦은 오후 저무는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졌던 시간, 골목골목 구경삼아 식당가 쪽으로 내려갔다. 길마다 카파도키아의 특색이 담긴 다양한 기념품 가게들이 많았다.
중심가로 들어서기 전 길 옆에는 구멍난 커다란 암석이 서 있었다. 그 앞에는 악마의 눈이 대롱대롱 매달린 나무도 한 그루 서 있었다. 카파도키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푸른 악마의 눈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직접 보게 되니 신기했다.
나쁜 기운을 쫓아준다는 악마의 눈이 나뭇가지마다 걸려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나무에 걸만한 작은 악마의 눈을 판매하고 있었다. 오호라, 남산타워에 자물쇠를 거는 것처럼 관광객들이 이 나뭇가지 위에 눈을 걸고 소원이라도 비는 모양이다.
식당을 향해 가는 길들은 평범하지 않았다. 늑대같이 생긴 커다란 개들이 스윽 옆을 지나다니고 인도 위 벽돌들은 공사중인지 깨부셔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차선이 없는 울퉁불퉁한 도로 위로는 차들이 어지러이 지나다니고 흙먼지가 엄청 일어났다.
식당에 갔다가 호텔로 돌아갈 때 보니 샌들을 신고 있던 우리의 발이 흙을 누가 엎어 놓은 것마냥 누렇게 변해 있었다. 신발도 누래지도 내 발도 누래지고, 여행을 준비하며 다른이들의 여행 후기를 보았을 때 누군가는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는데 흙먼지가 참 많긴 많았다.
우리가 찾아간 식당은 카파도키아 퀴진(Cappadocian Cuisine).
여행지에 왔으니 실패 없이 맛난 음식들을 먹고 싶어서 구글 맵에서 근처 식당들을 찾아보다가, 터키 전통음식을 파는 식당이었는데 평점이 좋아 보여 찾아가게 되었다.
넓다란 식당에 정갈한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벽에 붙은 열기구 사진들이 왠지 사람을 들뜨게 했다. 우리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카파도키아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저녁식사를 즐겨보기로 했다.
먼저 나온 오늘의 수프와 EFES 맥주. 터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맥주 에페스, 아마도 우리나라의 카스나 테라 같은 느낌의 맥주인 것 같다. 맛이 특출나지는 않았지만 식사에 곁들여 먹기 좋은 가벼운 라거였다. 오늘의 스프는 콩 맛과 토마토 맛이 나는 구수한 스프였다.
빵과 맥주와 수프를 즐기고 있는 사이 어디선가 은빛 고양이 한마리가 나타났다. 우리 테이블 주위를 어슬렁거리다가 이내 자리잡고 편하게 앉아버린 고양이.
뭐라도 콩고물이 떨어질까봐 이렇게 돗자리를 피고 앉은 것일까나? 태연한 고양이의 몸짓을 보니 테이블 아래 자리잡고 사람들에게 이쁨받는 것이 익숙해 보였다.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몇 번 쓰다듬어 주었는데 미안하게도 우리가 주문한 것중에 고양이가 먹을만한건 없어보여서 뭐라도 주지는 못했다.
카파도키아에서 꼭 먹어주어야 하는 별미가 있는데 바로 항아리 케밥이다. 예로부터 이곳 사람들은 근처 강에서 가져온 붉은 진흙으로 도자기를 만들어 요리에 사용했었다.
항아리 케밥은 작은 도자기 안에 고기와 야채를 넣고 화덕에서 익혀낸 것인데, 따뜻한 국물이 생겨서 마치 스튜를 먹는 느낌이 났다. 불맛 강한 고기만 먹다가 뜨끈한 국물 요리를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역시 한국인은 국물이지! 마치 마늘 송송 파 송송 넣은 국밥처럼 정말 맛있게 먹었다.
항아리 케밥을 주문하면 재미난 광경을 볼 수 있는데, 사장님께서 망치를 들고와 뜨거운 도기를 톡 치니 쩍 갈라지며 항아리가 쪼개졌다. 그럼 부글부글 끓고 있는 케밥이 드러났다.
항아리 케밥과 함께 시킨 다른 종류의 케밥. 사장님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만 이 메뉴를 가리키고서는 엄지 척을 하셔서 주문하게 되었다. 이 케밥도 항아리 케밥처럼 도자기를 이용한 메뉴였다. 넙적하고 속이 파인 도자기 위에 양고기 완자와 토마토 소스, 치즈를 듬뿍 얹어 화덕에서 구워낸 것 같았다.
이 메뉴도 너무 맛있었다. 완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어찌 이리도 촉촉하고 맛나고 잡내도 하나 없던지, 사장님의 추천 음식을 먹길 잘했다.
정말 맛있고 배부르게 카파도키아의 전통어린 음식들을 먹었다. 카파도키아에 와서 처음 먹은 음식들이라 그런지 여행이 끝나고서도 종종 생각나는 곳이다. 인심 좋던 사장님과 뛰놀던 아이들도 인상적이었다.
해가 막 지려고 하는 때라서 서둘러서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호텔 테라스에서 해 지는 괴레메 마을의 풍경을 보고 싶었다. 돌아가는 길에도 어김없이 멍멍이들을 많이 보았다. 정말 터키는 개들의 천국인 것 같다.
우뚝 솟아 오른 기암괴석들이 노랗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햇살을 가득 머금은 카파도키아, 우리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언덕 길을 올라갔다.반응형'지구별 여행자 > 튀르키예 (터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파도키아 괴레메 마을 밤 산책과 아름다운 야경 바라보기 (0) 2022.12.24 카파도키아 여행 테라스에서 바라본 괴레메 마을의 노을 (0) 2022.12.16 터키 카파도키아 렌트카 여행 괴뢰메 마을 아리프 케이브 호텔 체크인 (0) 2022.12.12 터키 이스탄불에서 국내선 비행기 타고 카파도키아로 & 카파도키아 렌트카 빌리기 (0) 2022.12.11 터키 이스탄불 아침 산책과 리틀 하기야 소피아 모스크(Little Hagia Sophia Mosque) (0) 2022.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