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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남해 여행 물건리 방조어부림 겨울바다 산책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12. 29. 10:46728x90반응형
겨울이 되면 찾게 되는 남해 바다,
언제였던가 오래 전 남해를 찾았을 때 어부림에 왔었는데 티 없이 맑아 보이던 바다와 빨간 등대, 하얀 등대의 모습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그 모습을 기대하고서 여름에 찾았던 적이 있었는데 미역이 가득하고 지저분한 바다에 실망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겨울, 겨울에 찾은 바다는 그 때 그 모습처럼 맑고 깨끗하게 보였다.
어부림을 찾아가야하는데 물건항을 찍고 갔다가 항구에 닿게 되었다. 선착장에는 많은 배들이 서 있었고 멀리 보이는 등대 근처에는 갈매기들이 무척 많았다. 하얀 녀석들이 어딘가에 앉아 있다가는 우르르 몰려 들어 하늘 위로 날아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어부림을 찾아왔다. 물건리방조어부림은 300여년전 마을 사람들이 방풍과 방조를 목적으로 만든 작은 숲이다. 여름날에 왔을 때는 녹색 숲이었는데 겨울인 지금은 숲에 가지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몽돌들이 가득한 해변에는 사람 하나 없었다. 대신 오리들이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낯선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자 우르르 바다를 향해 나아가던 오리들, 우리가 오리들의 휴식을 방해했나 보다.
울퉁불퉁한 몽돌들 사이로 걸어갔다. 멀리 수평선 부근에는 등대가 보인다. 왼편에는 빨간 등대가 있고 오른편에는 하얀 등대가 있다. 남해에 오면 이 풍경이 항상 생각나서 이곳을 찾게 된다. 어김없이 옛모습 그대로 서 있는 등대를 보면서, 예전에 이곳을 찾았던 그 때를 떠올려 보았다.
바다 속은 고요해보였다. 티 없이 맑은 물 아래로 반질거리는 몽돌들이 보였다. 파도도 너무 잔잔하게 쳐서 파도소리가 잘 들려오지 않을 정도였다. 손을 담궈보고 싶었으나 너무 차가울 것 같아서 말았다.
바다 위에 햇살이 닿아서 반짝반짝거렸다. 은빛 유리 조각들을 뿌려 놓은 것처럼 반짝거리는 바다, 보기에는 이리도 따뜻해보이는데 실제로는 얼마나 차가울까나?
바다는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겨울 바다는 특히 더 좋은 것 같다. 뛰어들 수는 없어도 차가운 공기에 왠지 바다가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숨을 크게 들이 쉬면 바다를 삼키는 것 같기도 했다.
멀리 등대들을 바라 보고 들이치는 파도를 바라보고 둥둥 바다 위를 유랑하는 오리들도 바라보고, 그렇게 해변에서 시간을 보냈다. 기념 사진을 남기기도 하고 돌맹이들을 발 끝으로 느껴보기도 하면서 물건리 해변에서의 기억을 또 하나 남기고 간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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