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아름답다고 하여 찾아갔는데 아쉽게도 날이 흐려서 상상하던 노을은 보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도 높은 곳에 올라서서 바다를 내려 보고 싶은 마음에 언덕 위를 올라갔다.
국립공원을 거닐다 보면 자주 보이는 귀여운 곰돌이 두 마리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달아전망대 근처에 유료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를 해두고 걸어 올라갔다. 10분도 채 걷지 않았는데 어느새 전망대에 다다랐다. 파란선을 따라서 걸어 올라가니 언덕 위에 설 수 있었다.
잿빛 구름으로 가득찼던 찌뿌둥한 하늘이었지만 푸르른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안내판을 보면서 섬들을 하나하나 눈여겨 보았다.
나름 남도의 섬들을 많이 다녀본 줄 알았는데, 안내판을 보니 아직도 우리가 가보지 못한 섬들이 한가득이었다. 앞으로 가볼 곳이 이렇게나 많다니 즐거웠다.
구름들이 아직 잠식하지 못한 하늘에는 얼핏 핑크빛 노을이 보였다. 구름이 걷혔으면 더욱 더 아름다웠을텐데, 그래도 이 모습은 오늘이어서 볼 수 있는 것이고 아름다운 노을은 다음에 또 보면 될 것이니,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구름이 끼었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었다.
우리는 울긋불긋 싱그럽게 피어난 동백꽃을 보러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방울방울 짙은 초록색 이파리 사이에 피어난 붉은 동백꽃들. 동백꽃들을 보니 앞으로 다가올 겨울이 기대되었다.
동백꽃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언덕 위에 서서 다시 한 번 바다를 내려다 보고서는 아래로 내려왔다. 구름 없는 날 좋은 때에 다시 한 번 들러서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