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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유후인 여행 긴린코 호수 아침 산책에서 본 물안개일본 방방곡곡/규슈 2023. 3. 27. 13:14728x90반응형
유후인 산토우칸에서 머물렀던 날.
다음날 이른 아침 눈을 뜬 나는 긴린코 호수로 향했다. 산토우칸에 머물며 좋았던 점은 유후인 관광지와 무척 가까웠다는 점이다. 긴린코 호수와도 도보로 5분 거리 정도여서 이른 아침에 부담 없이 나설 수 있었다.
산 위에서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한 시간이었다. 긴린코 호수를 찾은 이유는 호수 위에 뜬 물안개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른 아침에 호수를 찾으면 온도차이 때문에 호수 위에 물안개가 뜨는데 그 모습이 아름답다고 들었다. 멀었다면 엄두도 못냈을텐데, 가까우니 산책삼아 찾아갔다.
정말로 호수 위에 물안개가 떠있었다. 하얀 연기가 스멀스멀 호수 위에 떠서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 모습이 마치 드라이아이스를 풀어 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아직 해가 떠오르기 전이라 호수에 비친 반영이 무척 아름다웠다. 땅 아래 거울을 놓아 그대로 비치는 것처럼 반영이 군더더기가 없었다.
해가 떠오르면 하늘이 파래지고, 호수도 파래질 것이고 반짝이는 햇살 때문에 반영은 그리 잘 보이지 않는다. 이른 아침에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이었다.
호수 둘레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귀여운 오리들을 만났다. 예전에 유후인을 찾았을 때도 오리들을 보았던 것 같은데, 너희들 그 때 그 오리들은 아니겠지?
인기척에도 꿈적 않고 오리들은 제자리를 지켰다. 혼자 걷고 있었기에 오리들이 반가웠다. 괜히 오리들에게 말을 걸어 보기도 했다. 물론 응답은 없었지만 말이다.
오리들을 지나서 계속해서 걸었다. 멀리 호수 속에 잠긴 도리이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보기로 혼자 마음을 먹고 계속해서 걸어갔다. 이른 아침 호수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물안개를 보러 온 사람이 나밖에 없는걸까?
호숫가에 보랏빛 수국 꽃들이 잔뜩 피어 있었다. 큼직하고 화려한 꽃송이를 보니 싱그러운 여름이 느껴졌다. 유후인의 여름, 이른 아침은 덥지 않아서 걷기 참 좋았다.
드디어 호숫가 위에 서있는 도리이가 있는 곳에 닿았다. 물 위에 어른거리는 반영이 아름다웠다. 고요히 서있는 도리이를 보니 뭔가 신비롭고 몽환적인 기분이 들었다. 저 경계를 넘으면 신의 세계인 것일까?
호수와 도리이,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었다. 이 모습이 아름다워서 한참 서있다가 근처 텐소 신사에 들렀다. 아직 아침이 찾아오기 전 신사는 어둡고 묘한 분위기였다.
산책을 마쳐갈 때 즈음 해가 산 위로 둥실 떠올랐다. 따스한 햇살이 호수에 비치고 이제 진짜 아침이 오는 것 같았다. 조식을 먹으러 얼른 료칸으로 돌아갔다.반응형'일본 방방곡곡 > 규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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