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타키나발루 여행 봉가완 반딧불이 투어, 코타키나발루 공항 샌딩아시아 여행기/말레이시아 2023. 5. 24. 10:17728x90반응형
지난포스팅
코타키나발루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이날은 늦은 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제셀란 포인트에서 멍알룸 투어를 에약하다가 반딧불이 투어도 함께 예약하면 싸게 해준다고 해서 같이 예약했다.
마지막 날, 밤비행기라서 일정이 애매했는데 반딧불어 투어가 끝나고 코타키나발루 공항으로 샌딩해준다고 해서 잘되었다 싶었다.
밤비행기를 탄다면 마지막 날에 하기 딱 좋은 투어였다.
호텔에서 오후 2시즈음에 픽업 차량을 타고 2시간 가량 달려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간단하게 바나나 튀김과 콜라를 먹으며 투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잠깐 쉬다가 보트 위에 올라탔다.
뭔가 엄청 깊고 온갖 동식물들이 다 살 것만 같은 황토빛 강, 그 위에 두 개의 보트가 떠 있었다. 투어가 참여하는 사람들은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를 입어야 했다. 여기 빠지면 갑자기 악어가 나타나서 물 것만 같아서, 살려면 무조건 입어야 할 것 같았다 😂😂
보트 양쪽에 앉아서 강 위를 달려갔다. 눈앞으로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보았던 미지의 밀림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보트는 강물 위를 달려가다가 울창한 맹그로브 숲 근처에 다가갔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나무 위를 보라며 손짓했다. 숲에 사는 원숭이들이었다. 가이드가 바나나를 주자 원숭이들은 자연스럽게 보트로 다가왔다.
주기적으로 보트는 이곳에 오고 사람들이 먹이를 나누어주니 원숭이들은 전혀 거리낌 없이 보트를 드나들었다. 동물원에서도 이렇게 가까이 본 적은 없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원숭이들을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보트를 타고 달려가다가 강위에 빼꼼 모습을 드러낸 악어를 발견했다. 보트 위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기겁을 했다. 우와, 정말 여기 강물에 빠지면 악어밥이 되는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
잠깐 어딘가에 들러서 저녁을 먹고, 선셋을 보러 아름다운 해변으로 향했다. 맹그로부 나무들과 점점 붉어지기 시작한 하늘, 흙탕물 같던 강물도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강을 따라서 쭉 가다가 보면 강과 바다의 경계인 듯한 지점이 나왔다. 보트에서 내려서 해변에서 보내는 잠깐의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뭔가 더 멋있는 선셋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하늘에 구름이 너무나도 많이 끼어서 기대보단 덜해서 아쉬웠지.
끝없이 펼쳐진 해변을 걸어갔다. 멀리 지평선 아래로 해가 떨어져가고 있었다. 멀리서 볼때는 땅 끝처럼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세찬 파도가 치는 바다였다.
짙게 깔린 구름 때문에 노을로 물든 하늘은 얼핏 맛보기로 밖에 볼 수 없었다. 코타키나발루의 석양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들었는데, 여기서는 제대로 못봐서 아쉬웠다. 그래도 워터 프론트에서 멋진 선셋을 보긴 했으니,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다음에 멋진 선셋을 보러 봉가완에 또 와야겠어 😃
선셋을 보고난 뒤 보트에 다시 올라 타서 반딧불이를 보러 향했다. 점점 더 세상은 어둑어둑해졌다. 하늘은 새파래졌고 맹그로브 숲은 새카매서 으스스해 보였다.
어디에선가 보트를 멈춰 세웠다. 여기는 대체 어디일까? 망망대해 위에 떠있는 기분이 들었다. 주위가 너무 어두워서 한치 앞도 잘 안보였는데, 점점 눈이 어둠에 적응해서 보트도 보이고 강과 나무도 보였다.
그리고 반딧불이를 기다렸다. 모기 기피제를 뿌리면 반딧불이가 잘 안온다고 그래서, 기피제도 안뿌렸던 터였다. 모기가 물까봐 다리도 떨고 팔도 흔들면서 반딧불이를 기다렸다.
드디어, 반딧불이가 나타났다. 노란 불빛들이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였다. 느릿느릿 숲의 요정들이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아름다워라. 옛날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보던 곤충 반딧불이, 오죽하면 개똥벌레 노래도 있겠는가? 이렇게 노랫속 친구들을 보게 되니 참 반가웠다 😃
반딧불이들을 사진으로 담기란 쉽지 않았다. 핸드폰으로 열심히 찍어 보았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큼 반딧불이들이 사진으로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사진을 몇 번 찍으려다가 포기하고 눈으로 열심히 담았다.
꿈만 같았던 반딧불이 투어가 끝나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왔다. 늦은 밤비행기를 타고 떠나야했던 우리는 투어측에 공항 샌딩을 요청해둔 상태였다.
차에 앉으니 노곤노곤한 몸은 금새 잠에 빠져 들었다. 밤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은지 공항 안은 꽤나 북적였다.
공항 안 카페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따뜻한 카푸치노 위에는 세잎클로버가 담겨 있었다. 행복을 뜻한다는 세잎클로버,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앞으로 행복만 가득하라는 코타키나발루의 작별인사 같았다.
언젠가 다시 찾을 날을 고대하며, 코타키나발루 안녕.반응형'아시아 여행기 > 말레이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타키나발루 여행 더 퍼시픽 수트라 호텔 수영장 & 브리즈 해변에서 시간 보내기 (0) 2023.05.23 코타키나발루 여행 Yee Fung 락사와 가야 일요시장, 올드타운 카페 화이트 커피와 카야토스트 (1) 2023.05.18 코타키나발루 여행 똠얌국수와 락사, 필리피노 마켓, 워터프론트 선셋 (2) 2023.05.15 코타키나발루 여행 아름다운 섬 멍알룸에서 보낸 시간들 (멍알룸 투어, 멍알룸 스노쿨링) (0) 2023.04.28 코타키나발루 여행, 더 퍼시픽 수트라 호텔 일출과 조식, 멍알룸 투어하러가기 (0) 2023.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