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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전남 국제 수묵 비엔날레 목포 문화예술회관에서, 물드는 산 멈춰선 물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3. 10. 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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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가을날
    목포와 진도를 여행했던 우리는,
    진도의 운림산방과 목포 문화예술회관에서
    전남 국제 수묵 비엔날레 전시를 즐겼다.

    목포 문화예술회관
    비엔날레 포스터, 전남수묵비엔날레는 9.1부터 10.31까지 진행된다


    진도에서 하루 머물고 다음날 목포에 왔다.
    비엔날레를 즐기고 싶어
    목포 문화예술관을 찾아왔다.


    주차장이 넓어서 걱정 없이
    차를 세워두고 전시관으로 향했다.

    입장권은 진도 운림산방을 방문했을 때
    이미 구매한터라 바로 전시관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관 입구


    물드는 산, 멈춰선 물. 수묵화를 떠올리면
    으레 생각나는 그림들이 있다.
    부드럽게 검은 빛깔로 물든 산과 나무,
    그리고 계곡과 바위, 사람까지.

    모든 것들은 그림 속에 정지되어 있지만
    그림을 바라보다 보면
    머릿속에 다양한 이미지들이 그려지며
    풍경들은 살아난다.

    그림 속 풍경들은 멈춘 것임과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물드는 산, 멈춰선 물


    운좋게 도슨트 시간과 맞아서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다.

    전라도 말씨가 구수한 도슨트님이
    그림마다 담긴 사연이나 기법,
    또 본인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감상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다.

    우리도 그림을 보며 다양한 생각에 빠져보고,
    그저 눈으로 보며 아름다움을 즐기기도 하고
    재미난 시간이었다.

    땅의 기억-울산바위


    울산바위와 대둔산, 영주의 호수,
    관악산을 한폭에 담은 작품.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향을
    한 화폭에 조화롭게 그려내었다.
    왠지 어디선가 보았을법한 있을 것 같은 모습이면서도 새로웠다.

    곧게 솟은 바위들과
    거침없어 보이는 선들을 보면
    강렬한 힘이 느껴져서 좋았다.




    수묵으로 담은 계곡
    흐르는 물은 칠하지 않음으로써 표현했다
    거친 바위를 표현하기위해 얼마나 칠했을런지


    전시에서 가장 기억에 남던 작품이었다.
    켜켜히 쌓아 올린 검은 빛깔이 아주 오묘했다.

    손으로 만져보면
    정말 바위가 느껴질 것만 같았고
    그림 속에서 깊은 고요함이 느껴졌다.

    물은 흐르는데 아주 고요한 그런 느낌,
    예전에 여행을 갔었던
    아이슬란드의 검은 돌과 이끼들이 떠올랐다.





    사계를 담은 작품도 기억에 남는다.
    아주 커다란 작품이었는데
    한폭씩 하나의 계절을 담았고
    계절에 인간의 일생을 담았다.

    어린 아이가 청년이 되고,
    청년이 장년이 되고,
    이후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기까지 모습이
    그림에 담겨 있었다.




    바다를 구성하는 1482개의 드로잉
    많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가 되었다


    이 작품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1,482개의 작은 수묵 그림 조각들을 한데 모아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것이었다.

    멀리서 보면
    흑과 백의 바다를 담은 사진 같이 느껴졌다.
    가까이서 바라보면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왔던 작품이었다.





    세필로 담은 산수화,

    남도의 풍경을 오래도록 관찰하고
    그린 것이라 들었는데 너무 멋있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인내해야 할 시간이 얼마나 고될까,

    쉬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대단하고 경이롭게 느껴졌다.



    덧칠과 벗겨내기, 덧칠한 작품
    덧칠과 벗겨내기, 벗겨내기 한 작품


    이 공간은 참 재미났다.
    왼쪽은 덧칠, 오른쪽은 칠하고 벗겨내어 만든 그림이었다.

    일부러 두 그림을 한 공간에 배치한 것 같았는데
    보는 입장에서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어 좋았다.




    제주의 바다를 담은 풍경화


    먼저 본 멋있는 바다 풍경은
    물감을 덧바르며 작업한 것이었다.
    그래서 물감의 질감이 도드라지게 느껴졌다.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은
    이런 노을을 언젠가 본 적이
    분명 있었던 것 같아서이기도 하고,
    인상파 그림들이 떠올라서였기도 하다.

    왜 이 그림이 수묵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 수묵 뿐만이 아니라 보다 범위를 넓혀서
    그림 어딘가에 '묵'이라는 것만 있더라도
    수묵이라 보고 전시를 기획했다고 했다.

    그렇게 한 덕분에
    더 다양한 작품들을 엿볼 수 있었고
    재미있어서 우린 더 좋았다.



    비상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
    그림이 신비롭고 몽환적이었다


    칠한 것을 벗겨내어 만든 그림.

    습기 가득찬 그리고 안개가 자욱한
    어느 계곡을 걷다 만날 법한
    그런 풍경이 담겨 있는 작품이었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그림이어서
    계속 바라보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통 민화가 떠오르던 재미난 그림들.

    삼베 위에 토속적인 소재를 담은 그림은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았다.

    찻 주전자가 계곡물을 이루며
    수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그림은
    독특해서 재미났다.





    심해의 생물들을 담은 것 같던 묘했던 작품.

    이 작품은 물을 쏴서
    칠한 물감을 지워내며 만든 것이라 했다.
    이렇게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니, 기발하다.

    그래서 하얀 실 같은 선들이
    아주 부드럽고 신비롭게 느껴졌다.




    전통적인 산수화 같으면서도
    눈에 확 들어오고
    마음이 화사해지는 색채로 좋았던 작품.

    부드러우면서도 푸르스름한 산이
    아주 아름답게 느껴졌다.





    TV 속 작은 부처.

    백남준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가만히 TV 속에 담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부처가 귀여웠다.

    자기 자신을 왜 보고 있는 것일까?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런지?




    독특하고 재미난 그림들이 많아서 즐거웠던 전시.
    특히 도슨트 설명과 함께하니 더욱 좋았던 것 같다.

    그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 전시의 의도는 무엇인지,
    수묵화의 다양한 기법들과 작가의 의도를 들으며
    그림을 보니 더 이해도가 높았고
    흥미로웠던 것 같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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