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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여행 시기리야 카우둘라 국립공원 코끼리 사파리, 지프차를 타고 초원 위 야생 코끼리들을 만나다아시아 여행기/스리랑카 2023. 12. 19. 14:16728x90반응형
스리랑카에서 꼭 해보고 싶었던 코끼리 사파리를 시기리야에서 하게 되었다. 시기리야에 도착한 날 미리 호텔 직원에게 코끼리 사파리 투어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다음날 오후 2시에 프라이빗 투어로 예약을 해두었다.
이야, 자연의 코끼리를 보게 되다니 우린 참 행복한 인생이다, 이번 여행에 감사했다.
커다란 지프차가 호텔 앞까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피두랑갈라 일출을 보고 시기리야 유적지도 돌아보고, 호텔에 와서 한동안 쉬다가 코끼리 사파리를 하러 나왔다.
지프차는 한참을 달리고 또 달렸다. 시기리야를 벗어나서 아주 먼 곳까지 40여분간 달려갔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시기리야 북쪽에 있는 카우둘라 국립공원이었다. 별도의 입장료가 있었는데, 투어비에 이미 포함이 되어 있어서 따로 낼 건 없었다. 가이드가 표를 사고 오는 동안 호다닥 화장실에 들렀다 왔다.
시기리야에서 카우둘라 국립공원에 오는 동안에는 차양막이 씌워져 있었는데, 국립공원에 들어서자 가이드가 차양막을 싹 걷어 주었다.
우린 달리는 지프차에서 일어나 시원한 공기를 느끼며 공원을 활보했다. 숲을 지나면서 여러 동물들을 만났는데 그 때마다 지프차를 멈춰 세우고 발견한 동물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울창한 숲을 한참동안 지나오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광활한 초원이 펼쳐졌다. 우와,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그런 풍경이 눈앞에 나타났다. 방금 전까지는 울창한 숲이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초원이 나타나서 신기했다.
곧이어 커다란 호수가 나타났고 그 주변에서 풀을 뜯고 있던 물소들을 발견했다. 우리가 '우와~' 소리를 내지르자 가이드는 지프차를 멈춰 세웠다. 잠깐동안 지프차는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우리는 조용히 풀 뜯는 물소를 바라 보았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 지프차, 길은 잘 나있는 것 같다가도 아니었다. 울퉁불퉁한 길 위를 지날때면 차는 심하게 요동쳤다. 흔들림이 심했지만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기도 해서 재밌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 무리의 코끼리 떼를 만나게 되었다.
여러 마리의 코끼리들이 열을 이루면서 어디론가 향해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곳이 어딘고 하니 어느 커다란 호수였다. 광활한 초원 위에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
코끼리들이 주기적으로 호수에 모인다고 라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고 한다. 단순히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아닌데 다른 무리와 만나기 위해서인지 의식적인 행동인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코끼리들은 기억력이 아주 좋아서 한번 걸었던 길들도 다 기억하고, 심지어 내 가족이나 동료가 죽은 장소도 기억해서 지나갈 때마다 의식적으로 기리는 행동도 한다고 들었다. 코끼리가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다면 아마도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화가 가능할지도?
왜 호수에 모이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코끼리들이 참 신나 보였다는 점이다. 저마나 코로 물을 샤워기처럼 뿜어내며 제 몸를 적시고 이리저리 호수를 쏘다녔다. 그저 즐거워서 놀기 위해 오는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멀리서 호수로 향하는 코끼리 떼를 바라 보다가, 너무 오랫동안 시간을 끈 것 같아서 가이드에게 이만 가도 좋다고 이야기를 하니 그제서야 지프차는 다시 출발했다. 이제 또 코끼리를 볼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코끼리가 정말 많아서 가다 서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사실 사파리 투어 신청하기 전에 코끼리를 한마리도 못보면 어쩌나 싶었는데, 우리 괜한 걱정을 했다!
우리는 지프차를 타고 달려가다가 곧 다시 멈추게 되었다. 또 다른 코끼리 무리를 만나게 되었다. 작은 코끼리들과 큰 코끼리들이 뒤섞여 있었는데 어미 코끼리와 아기 코끼리였다.
코끼리들이 풀을 그냥 뜯어서 먹는 줄 알았는데 코를 벵벵벵 돌리면서 풀을 골라 뜯어내고 입 속으로 넣었다. 그 모습을 똑같이 따라하는 아가 코끼리가 너무 귀여웠다.
우리 곧 더 놀라운 장면을 보게 되었다. 나무들로 빽빽한 숲에서 한 무리의 코끼리들이 설렁설렁 나왔다. 그리고 우리 지프차가 있는 쪽으로 걸어 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까이서 코끼리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게 되다니, 너무 신기했다.
커다란 엄마 코끼리를 필두로 작은 코끼리들이 뒤를 쫓아 걸어 왔다. 아가 코끼리가 얼마나 귀엽던지!
지프차를 멈춰 세우고 코끼리들이 초원으로 나오는 모습을 바라 보았다. 코끼리들은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는데, 가장 나이가 많은 암컷이 무리의 우두머리를 맡고 여러마리의 암컷 코끼리와 아가 코끼리들이 무리를 이루며 살아간다고 했다.
뒤쳐진 아가 코끼리가 걸음을 재촉하며 어미 코끼리를 쫓아갔다. 머리에 털이 듬성듬성 단 모습이 귀여웠던 아가 코끼리. 저 아가 코끼리는 수컷 코끼리일까나? 보통 암컷 코끼리들은 무리를 지어 생활을 하고 수컷 코끼리들은 따로 독립적인 생활을 한다고 들었다.
우리가 지프차를 세워둔 길 앞으로 코끼리들이 지나가고, 건너편 초원에서 걸음을 멈춘 코끼리들은 신나게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여러마리의 코끼리들이 코를 휭휭 뚜르면서 풀을 뜯고 있었다. 특히 지프차와 더 떨어진 곳에서 아가 코끼리들이 풀을 뜯어 먹는 모습이 너무 너무 귀여웠다.
어느새 다른 지프차가 다가와서 우리 옆에 멈춰 섰다. 코끼리 앞에서는 모두가 한마음인가 보다. 다들 탄성을 내지르며 코끼리들을 찍고 바라보기 바빴다. 다큐맨터리에서나 보던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 있으니! 믿기지 않는 장면이 눈앞에 있으니 한시도 눈을 떼기가 어려웠다.
한 무리의 코끼리들이 숲에서 나와 길을 건너 초원으로 가서 식사를 한창 하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은 초원 위의 코끼리들에 쏠려 있었는데, 그 때 갑자기 숲에서 아주 커다란 코끼리 한 마리가 설렁설렁 걸어 나왔다. 딱 보기에도 앞서 보았던 코끼리들 보다 훨씬 큰 코끼리였다.
코끼리 무리에 항상 암컷만 있는 것은 아닌데, 미성숙한 수컷 몇마리가 같이 무리에 합류해 다니기도 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수컷 코끼리가 암컷 코끼리 보다 덩치가 훨씬 크다고 그랬다. 이 코끼리는 수컷인걸까?
이 무리에 속한 수컷인지 아니면 동떨어진 독립적인 수컷 코끼리인지 모르겠지만, 덩치가 완전 압도적이여서 처음으로 약간의 공포심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한참동안 지프차를 멈춰 세우고 코끼리들을 바라 보았다. 사진도 많이 찍고 동영상도 많이 찍고, 그러고 눈으로 계속 바라보고 또 간간히 들려주는 가이드의 코끼리 이야기도 듣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렸다.
이번 투어가 좋았던 점은 가이드가 국립공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온전히 느끼고 또 경험할 수 있게 차분하게 기다려주었다는 것이다. 또 여러가지 이야기들도 많이 해주었다. 광활한 초원을 느끼고 코끼리들도 원없이 보았고, 참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지프차를 타고 달리는 길에 또 다시 보게 된 코끼리 한마리. 수컷 코끼리가 홀로 초원 위에 있었다. 수컷들은 이렇게 혼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가이드 말로는 덩치를 보니 젊은 수컷 코끼리라고 했다.
스리랑카의 경작지나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코끼리가 기존에 살던 곳들을 침범하게 되는 경우가 잦다고 했다. 점점 더 코끼리가 살 곳이 줄어들고 있는 와중이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코끼리들과 사람들의 충돌이 생기고, 어쩌다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리하여 스리랑카는 보호구역을 지정해서 코끼리들을 보호하고, 코끼리를 보러 온 관광객들을 통해 관광 수입을 얻고 지역을 발전시키며 인간과 동물, 서로 공생하는 방법을 택한 것 같았다.
독특한 빛깔의 새도 만났는데, 가이드에게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에서 잊혀져 버렸다. 약간 초록 빛깔을 띄는 새였는데 이 근방에 무척 많았다. 초원을 가로지르며 가다가 계속해서 만나게 되어서 기념으로 촬영해둔 새의 모습이다.
코끼리 사파리 투어가 끝났다. 사실 우리가 끝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우리가 이제 가자고 이야기하면 그제서야 지프차는 출발했으니, 코끼리를 진짜 원없이 많이 보았다. 평생 볼 코끼리를 이날 다 본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가 머물고 있던 시기리야 호텔로 향하는 와중에 우린 또 코끼리를 보게 되었다.
전혀 국립공원도 아니었고 도로 옆의 바짝 마른 나무들이 가득한 공터였을 뿐인데 이곳에도 코끼리 무리가 있었다. 정말 이 나라에는 코끼리들이 얼마나 많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니 시기리야에서 밤 늦게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고(진심으로 그랬다. 코끼리 만나면 깔려 죽는다고 했다.) 했던 것이구나!
참으로 우리와는 다른 자연의 모습이라서 놀랍고 신기했다. 세상은 참으로 다양하고, 내가 살던 곳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반응형'아시아 여행기 > 스리랑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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