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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꿈꾸는 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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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 시기리야 여행 하늘 위에 떠있는 고대 도시를 돌아보다 (시기리야 락, 시기리야 유적지, 시기리야 프레스코 벽화)
    아시아 여행기/스리랑카 2023. 12. 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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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두랑갈라에서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한 뒤 툭툭을 타고 시기리야 유적지를 찾아 왔다. 피두랑갈라에서 시기리야 유적지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툭툭을 타니 10분도 채 안걸렸던 것 같다.

    시기리야 유적지 지도
    대로를 따라 걸어 갔다


    툭툭 기사가 유적지 입구 쪽에 내려 주었다. 우리는 툭툭기사와 작별 인사를 하고 매표소를 찾아 걸었다. 길은 아주 잘 정돈되어 있었고 좌우로 이국적인 나무들이 가득했다. 아름다운 연꽃들이 가득 핀 작은 못도 보고, 원숭이 가족들도 만나게 되었다.


    스리랑카에서 원숭이를 보는 것이 처음이라서 신기한 마음에 한참 바라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길을 걷다가 어렵지 않게 비둘기를 보듯이, 시기리야에서는  원숭이를 볼 수 있었다.

    원숭이 가족들이 모여 있었다


    처음에는 원숭이들이 얼마나 신기하던지! 동물원에서나 보던 녀석들이 길거리를 활보하고 돌아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스리랑카를 여행다니며 원숭이들을 참 많이 보아서, 나중에는 원숭이들이 나타나도 우린 심드렁했다.

    꼬리가 엄청 길었던 원숭이
    처음에는 너무 신기해서 계속 사진을 찍었다 😆😆


    원숭이 가족들을 보고 이리저리 걷다가 매표소를 찾았다. 사실 매표소가 어딘지 헤매다가 왔다. 'Sigiriya Museum'이라 적힌 건물이 그냥 뮤지엄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 건물 안에 시기리야 유적지로 들어가는 매표소가 있었다.

    시기리야 뮤지엄 안에 매표소가 있다
    우리가 표를 구매한 매표소


    매표소에서 성인 2명 입장권을 구입했다. 1인당 30달러, 카드결제가 되어서 카드로 결제했다. 저렴한 스리랑카 물가를 생각하면 입장료가 꽤나 비싼 편이었다.

    입장권 두장 구입 😀


    OR 코드가 찍힌 입장권을 들고서 설레는 마음으로 입구로 걸어갔다. 입구에서 입장권을 검표원에게 내밀고 날짜가 나오는 도장을 쾅 찍고 유적지 안으로 들어왔다.

    도장이 쾅 찍혔다
    연꽃들이 아름다웠다


    제일 먼저 꼿꼿한 줄기 끝으로 하얀 꽃을 피워낸 연꽃들이 우릴 반겨 주었다. 연못을 지나 더 걷다 보니, 드디어 시기리야 바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피두랑갈라에서 본 우뚝 솟아있던 바위가 우리 눈앞에 있었다.

    저 높고 웅장한 바위 위를 어떻게 오를 수 있단 말인가? 잠깐 정신이 아찔해졌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시기리야 락
    저 위를 오른다고?? 🤣🤣😂😂


    '스리랑카에 가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처음 들었던 순간은 바로 텔레비전에 나오던 시기리야 유적지를 보았을 때였다. 밀림 속에 우뚝 선 거대한 바위와 그 위에 펼쳐진 요새의 모습이 참 기이하고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린 시기리야 락 위에 오르게 되었다.

    말벌 조심하라는 경고 안내판이 많아서 조금 무서웠다
    아슬아슬한 바위 사이 아래 계단을 올라갔다
    뭔가 되게 부실해보이는 암석 옆 가설물을 보고 뜨악했다


    오늘 하루 엄청나게 걸을 것을 예상하고 우리 둘 다 발 편한 운동화를 신고 왔다. 이제 오르막 길이 끝나고 시기리야 락, 저 커다란 바위 꼭대기 위에 오르기 위해 가파른 계단을 오를 차례였다.

    과연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츄리닝에 운동화, 오르기 딱 좋은 복장이었다
    수직처럼 보이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했다


    오르는 길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계단이 너무 가파르기도 했고 철제 계단 사이사이가 뻥 뚫려 있어서 아찔하고 무서웠다. 그리고 철제 계단들이 시각적으로 왠지 허술해보이는 느낌이 들어서(물론 튼튼하게 만들었겠지만...) 안심이 되질 않았다.

    옛 계단들이 부서져있는데 그래서 더 무서웠다.. 이 다리도 부서진다면????😱😱
    제 집처럼 드나들던 멍멍이 한마리
    높이 올라왔는지 밀림 속 커다란 구름 그림자가 보였다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다가 사자 관문이 있는 중간 지점에 다다랐다. 단단한 바위를 깎아내어 만든 사자 발톱이 인상적이었다. 사자의 발 사이에 돌계단이 나있었고, 그 위로 하늘로 향해 난 것 같은 무수히 많은 철제 계단들이 보였다.

    철제계단이 아찔하게 보였다
    날카로워 보이던 사자 발톱


    아슬아슬하게 바위 옆에 서있던 철제 계단들, 여태까지 온 계단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기부터가 진짜 시작인 것 같았다. 계단을 하나하나 오를수록 땅과는 점점 더 멀어졌다. 멀리서 작게 보이던 시기리야 락이 이제 우리 발밑에 있었다.

    사자 관문을 지나간다
    발 아래에 끝없이 펼쳐진 밀림
    계단을 올라가며 보이던 울창한 밀림
    바위 위에 수직으로 붙어 가는 기분이랄까?


    예전에는 우리가 걸었던 이런 철제 계단이 없었다고 한다. 철제 계단 옆으로 옛 사람들이 오르고 내리던 아주 위험해보이는(?) 길의 흔적이 보였다.

    오른편에 옛길의 흔적이 보였다
    난간을 붙잡고 바들바들거리며 올라갔다


    저 길을 걷지 않고 이렇게 철제 다리를 걷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여겨야하는 것일까? 다리가 저리는 긴장감을 안고 계단을 오르고 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꼭대기에 올라섰다.

    가파른 바위 위를 올랐더니 평평한 궁전 터가 나왔다


    꼭대기에 올라서니 하늘 위 구름 위에 올라 앉은 기분이었다. 보통 구름은 고개를 높이 들어 하늘 위를 올려 보아야 있는데, 여기서는 바로 눈앞에 구름들이 떠다녔다.

    새파란 하늘이 손에 닿을 듯이 가까웠다
    바위 꼭대기에 있던 못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가 생각났다. 하늘 위에 둥둥 떠있는 섬 위의 도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라나? 마치 하늘 위에 사는 신선이 된 기분으로 이곳을 거닐었다.

    돌로 쌓아 올려 만든 것 같던 건물 터와 계단들
    계단식으로 펼쳐진 건물터
    더위에 지쳐 잠든 멍멍이
    세상이 다 내 발 아래 있는 듯 했다


    커다란 돌산 꼭대기에 만들어진 궁전. 건물이 있었던 흔적과 계단, 그리고 아름다운 연못까지 과거의 모습이 어땠을까?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조그맣게 보였다


    오래 전 아누라다푸라 왕국의 왕자 카샤파는 아버지를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 그리고 동생의 복수가 두려워 정글 속 높이 솟은 화강암 위에 궁전을 만들었다. 대체 그 옛날에 어떻게 가능한 일이었을까? 인간의 광기가 참으로 무섭고 대단했다.

    과거의 모습은 어땠을까?
    계단들을 오르락 내리락했다
    못에 비친 아름다운 반영


    아름다운 하늘 위의 못을 보니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바빌로니아 왕국의 공중정원이 떠올랐다. 하늘 위의 정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 사람들이 살았던 옛날에는 꽃과 나무들이 가득하지 않았을까? 못 근처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밟혔다.


    그 옛날 철제 계단도 없던 시절, 사람들은 어떻게 바위 위로 올랐을 것이며, 그 많은 건축 자재들은 어찌 옮겼을까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바위 꼭대기에 흔적들이 남아있으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림같던 나무 한 그루
    높이 올라와있는 산, 저 산이 우리가 올랐던 피두랑갈라이던가?
    가운데 높이 올라서있던 건물터
    시기리야 바위 꼭대기의 전경


    바위 꼭대기에서 이제 내려갈 차례였다. 우린 아주 잠깐동안 하늘에서 산책을 했다. 공중 산책이라고 불러야하나? 그런데 시기리야 벽화를 보고 싶었는데 어디 있는 것일까? 분명 올라올 때는 보지 못했는데 말이다. 의아한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올라왔던 계단을 내려갔다.

    이런 계단은 그래도 걸을만 했다
    철제 계단이 참으로 아찔했다
    이런 풍경을 마주하면서 갔다


    당연히 돌아가는 길은 올라가는 길과 같을 줄 알았는데 달랐다. 돌아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거울 벽(Mirror Wall)과 압사라들이 그려진 아름다운 벽화를  만날 수 있었다.

    거울벽과 벽화를 보러 가는 길, 여기도 좀 아찔하더라
    거울벽, 과거에는 거울처럼 빛이 났을까?
    뭐라고 쓰여있는지 잘 모르겠더라


    돌을 아주 반질반질하게 만들어서 거울처럼 보였다해서 거울 벽(Mirror Wall)이라 불리는 벽을 지나왔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서 사람이 비치지는 않았지만, 그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이들이 지나가며 남긴 흔적들이 벽에 남아 있었다. 싱할라어로 서사시가 쓰여 있다고 했는데 우린 까막눈이라 그런지 봐도 모르겠더라.

    하늘 길을 걷기
    벽화를 보러가기 위해서 또 철제 계단을 올라야했다


    시기리야 바위 꼭대기의 유적지도 유명지만, 바위 절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도 그에 못지 않게 유명하다. 카샤파 왕이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벽화, 절벽 위에 아름다운 압사라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출처 : 시기리야 인포메이션 사이트 https://www.sigiriya.info/


    유려한 선과 선명한 색채, 화려한 장신구와 여인들의 은은한 미소가 아름다웠던 벽화였다.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눈으로만 담을 수 있었다. 우린 한참동안 서서 바위 위에 담긴 낯설지만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눈에 꾹꾹 눌러 담았다.

    제일 기억에 남던 그림 (출처 https://www.artra.lk/visual-art/sigiriya-frescoes)


    꼭대기에는 궁전을 짓고 가파른 절벽 위에는 그림을 그렸다. 카샤파 왕은 당시에 많은 이들을 고통스럽게 했겠지만, 그 때문에 전세계 수많은 이들이 스리랑카를 찾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낭떠러지로 걸어가는 것 같던 순간
    계단 아래로 하염없이 내려갔다


    시기리야를 다 둘러보고 아래로 내려오니 오전 10시 30분 즈음 되었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다 돌아보는데 2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새벽부타 일어나 일출을 보고 시기리야 유적도 돌아 보아서, 체감으로는 오후 3~4시 즈음 된 것 같았다. 그러나 하루를 일찍 시작해서 그런지 아직 점심시간도 되지 않았다.

    배가 너무 고파서 밥부터 먹기로 했다. 밥먹고 호텔에 가서 쉬다가 코끼리 사파리를 하러 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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