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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 시기리야 여행 피두랑갈라 바위에서 본 아름다운 시기리야의 일출
    아시아 여행기/스리랑카 2023. 12. 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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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리랑카에 가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문득 들었던 순간은, 아마도 텔레비전에 비치던 정글 속 우뚝 솟아있는 시기리야 락을 보았을 때였던 것 같다. 참 놀랍고 신기한 풍경이어서 언젠가는 보고 싶다 그랬는데 이렇게 오게 되었다.

    전날 호텔 직원에게 피두랑갈라에서 일출을 보고싶다고 말하니 툭툭을 예약해주었다. 출발 시간은 새벽 5시 30분, 전날 늦은 밤에 도착해서 씻고 자기 바빴는데 다음 날 또 이렇게 일찍 일어나야했으니 완전 강행군이었다.

    그래도 우리 둘 다 여행 와서는 눈이 번뜩 잘 떠진다. 둘 다 호기심이 많고 감성적이라 설레이는거 앞에서는 잠 못 이루는 타입.


    혹시라도 늦을까봐 일찍 나왔는데 툭툭 기사님도 미리 나와 계셨다. 만나서 곧장 피두랑갈라로 출발했다. 달달달달, 툭툭은 어둠 속을 달려 나갔다. 새카만 어둠 속을 두 발로 걸어갔으면 정말 무서울 뻔 했다.


    매표소 같은 곳에서 입장권을 두 장 구입했다. 표를 팔던 직원이 지금 엄청 어둡고 피두랑갈라 오르기에는 좀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하길래 우릴 걱정해서 하는 말인 줄 알았다.

    오호 그렇구나 조심히 가야겠다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그래서...가이드 필요없니?'라고 외치는 직원. 역시, 그럼 그렇지, 우릴 정말 걱정해서 한 말이 아니었다. 하하하. 우린 괜찮다고 손사레치면서 그곳을 빠져 나왔다.

    어두웠지만 곳곳에 가로등이 세워져 있어서 괜찮았다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진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우리는 한국에서 미리 헤드렌턴을 챙겨온 덕분에 어두운 와중에도 가파른 계단을 잘 올라갈 수 있었다.

    헤드랜턴이 없는 사람들은 핸드폰 후레시를 켜고 올라갔는데, 사실 중간중간에 가로등이 있어서 핸드폰 불빛으로도 충분히 갈 수 있을 정도였다.

    운동화 필수였다! (근데 현지인 가이드들은 쪼리신고 잘만 다녀서 신기했다...😅!)
    검은 실루엣이 아름답던 새벽, 하늘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아직은 어두운 와불상


    점점 위로 높이 올라갈수록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멀리 있는 산과 울창한 정글은 검은 실루엣으로 보이고 하늘은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꼭대기에 다다라서 볼 일출은 얼마나 멋있으려나? 두근거리는 맘으로 전진 또 전진했다.

    정체구간😨😨
    여긴 올라가기 무서웠다


    피두랑갈라에 오르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마지막 구간은 경사가 너무 급해서 올라가기가 무서웠는데, 막상 올라서고 나니 내려갈 때가 더 무서울 것 같아 걱정이 한가득 쌓였다.

    그래도 사람들이 쭉쭉 다 올라가니 우리도 그 기세에 눌려 후루룩 꼭대기까지 올라왔다.

    시기리야 락이 보인다 😍
    새벽 빛을 머금은 시기리야 락


    가파른 돌 무더기를 넘어오니 넙적하고 평평한 돌 위에 올라서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위에 서니 멀리 조그맣게 시기리야 락이 보였다. 정글 속에 우뚝 솟아 오른 바위 하나, 정말 멋있었다.

    해가 떠오르려고 했다
    바위 위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
    아침이 다가오던 울창한 정글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바위 위에 올라섰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위 위에 앉아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사람들 틈에 앉아 붉게 타오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해가 곧 뜰 것 같았다
    정글 위로 우뚝 솟은 바위


    처음 피두랑갈라를 오를 때에는 세상이 너무 어두컴컴해서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며 걸었다. 이제는 세상이 온통 훤해져서 솟아오를 태양을 기다리고 있으니, 흘러간 시간이 훅 느껴졌다.

    새가 그림처럼 날아 올랐다


    점점 붉은 빛깔로 물들어가는 시기리야 락, 그리고 붉게 타오르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흘려 보냈다. 시기리야 락 위로 새가 활공하며 지나가는 모습이 참 경이로웠다. 높은 하늘 위에서 바라보는 정글의 모습은 어떠할까? 자유롭게 하늘을 가로지르는 새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해가 솟아 올랐다


    낯선 자연의 한가운데 뚝 떨어진 것 같던 우리, 마침내 눈앞에서 태양이 솟아 오르기 시작할 때 가슴이 저릿해져왔다. 떠오르는 태양은 언제 보아도 감격스럽다.

    바위 위에서 잠을 자고 있던 멍멍이
    아침 햇살을 가득 머금은 시기리야 락

    밀림 위에서 떠오르던 해
    우리 근처를 어슬렁 거리던 멍멍이, 아예 자리를 잡아 버렸다.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이제 가방에 싸온 샌드위치를 꺼내 먹을까 했다. 그래서 가방을 열고 부시럭거리는데 갑자기 왠 멍멍이 한 마리가 우리에게 달려왔다. 우리의 가방을 유심히 보며 샌드위치를 꺼내면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

    멍멍이야 저리 좀 가주련? 😭😭


    스리랑카 오픈 카톡방에 멍멍이에 물려 광견병인가 싶어 병원을 찾았다는 어떤 이의 이야기가 떠올라서 우리는 몸을 사리기로 했다. 꺼내려던 샌드위치는 고스란히 다시 가방 안에 넣었다. 배가 고팠지만 참아보기로 했다.

    한동안 우리 앞에 있던 멍멍이는 먹을 것이 없자 총총총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아름다운 일출이었다
    해가 완전히 뜨니 붉은 기운이 좀 사라졌다


    시기리야 락의 반대편을 바라보면 어떤 커다란 산이 하나 보였다. 꼭대기가 구름에 가려져서 보이진 않았지만 멀리서도 이렇게 잘 보이는 것을 보면 엄청나게 큰 산 같았다.

    피두랑갈라에서 보이던 시기리아 락 반대편 방향 풍경
    정글 너머에 솟아오른 산 하나
    피두랑갈라 바위 그림자가 정글 위로 뻗었다


    피두랑갈라 바위의 그림자가 정글 위로 뻗어 있었다. 정글 위를 다 덮을 듯이 짙은 그림자가 커지고 있었다. 우리가 서 있는 바위가 얼마나 높고 큰지 그림자를 보니 더 실감이 났다.

    넙적한 바위 위에서 바라본 시기리야 락


    우리는 꽤 오랜 시간 떠오른는 태양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정글과 홀로 서있던 시기리야 락을 바라 보았다. 눈에 계속 담아도 또 담고 싶은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해가 꽤나 떠올랐다. 우리는 꼭대기 바위에서 내려왔다. 사실 시기리야 락을 제대로 정면에서 바라보기에는 꼭대기 바위 보다 아래에 있는 넙적한 바위 위가 나았다.

    시기리야 락에도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여기서 기념사진들을 많이 남겼다
    삼각대를 세워 놓고 잠깐 찍었다


    이제 해가 다 떠올랐는지 하늘에 퍼져 있던 붉은 기운들이 다 사라지고 새파란 빛깔이 기세를 뽐냈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푸르른 정글과 시기리야 락, 그리고 길게 뻗은 그림자가 아주 멋있었다.

    하늘 위에서 신선이 내려와 쉬다 갈 것 같은 그런 신비로운 풍경을 마주하고 있었다. 저 꼭대기에 어떻게 궁전을 만들었을까?

    신선이 내려와 노닐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한동안 넓적 바위 위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 내려가는 일이 문제인데, 올라올 때 엄청 무서웠던 가파른 돌 무더기 아래를 내려가야했다.

    거의 아래로 슬라이딩을 하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내려가나 아찔했는데,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다들 가니까 따라서 내려갔고, 어쩌다 보니 내려와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 올라가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쳤다
    커다란 바위 밑, 나뭇가지들이 잔뜩 꽂혀 있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랑 다를 것이 없구나 싶었다
    돌아가는 길
    꼬질꼬질해진 운동화


    해 뜨기 전에 스쳐 지나왔던 와불상도 내려가는 길에 제대로 보게 되었다. 햇볕이 사르륵 들어서 누워있는 부처의 모습이 붉게 반짝였다.

    거대한 와불상
    미소를 짓고 있었다


    피두랑갈라에서 일출을 보고 우릴 기다리고 있던 툭툭을 타고 바로 시기리야 궁전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러면 밥 먹을 틈이 없어서, 아까 바위 꼭대기에서 먹으려던 샌드위치를 꺼냈다.

    우리가 걷던 길
    맛이 없던 샌드위치


    왜 이렇게 샌드위치가 맛이 없던지,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샌드위치였다. 둘 다 샌드위치를 몇 입 먹고서 도로 집어 넣어 버렸다.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
    완전 돌길이었다 어떻게 올라왔지?


    올라올 때는 뭔가 금방 올라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내려가는 길이 길게 느껴졌다. 이 많은 돌들을 어찌 딛고 올라왔을까 싶었다. 새벽이기도 했고 어두워서 그런가 정신없이 올라갔나 보다.


    드디어 처음 지나왔던 관문을 지나게 되었다. 새벽 5시 30분에 호텔에서 툭툭을 타고 출발해 피두랑갈라에 오르고 일출을 보고 내려왔더니 7시 40분 즈음이었다. 천천히 여유롭게 일출을 보고 주변을 돌아보고 왔는데 2시간 정도 지나 있었다.

    툭툭 기사를 만나 다음 장소인 시기리야 락으로 향했다. 고대하던 바위 꼭대기의 궁전 유적을 보러 갈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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