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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경유해서 스리랑카 가기, 상하이 공항 화장실에 갇혀서 국제 미아 될 뻔한 이야기아시아 여행기/스리랑카 2023. 11. 25. 22:50728x90반응형
스리랑카에 가기 위해서 비행기 티켓을 끊었는데 우리가 끊은 티켓은 중국 상해를 경유하는 티켓이었다.
<자세한 경유 후기는 위의 글 참고>
예전에 아이슬란드에 갈 때 중국 베이징 경유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너무 별로였어서 절대 중국 경유 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워낙 중국동방항공 비행기 표가 싸게 나온 탓에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가려는 날짜에 딱 비행기가 있기도 했고... 직행은 날짜가 제한적이었다)
인천에서 중국 상해까지 오는 길은 수월했다. 고작 2시간 남짓 정도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상해, 이제 열심히 Transfer 적힌 안내판을 쫓아 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놈의 화장실이 왜 갑자기 가고 싶어졌는지 원!
트랜스퍼 가는 길에 화장실이 떡하니 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 그래, 화장실 갈 때 누가 생각을 하는가? 그냥 마려워서 가는거지...
그래서 그냥 들어갔고 시원하게 볼 일을 보고 나가려는데, 어라...? 문이 안열렸다. 진짜인가? 진짜 문이 안열렸다.
어라, 나 환승해야하는데? 😭😭😭😭
아무리 노력해보아도 문은 안열렸다. 핸드폰은 와이파이도 안터지고 로밍도 차단해놓아서 먹통인 상태, 문을 쾅쾅쾅 치고 밀고 난리를 쳐대는 와중에 중국인 청소 아주머니가 나에게 다가왔다.
중국어로 뭐라뭐라 말하는데 하나도 알아 듣지는 못하겠더라. 목소리도 크고 억양이 억세서 얼핏 들으면 화내는 것 같기도 했던 말, 그런데 대충 느낌상 '내가 누구 불러올테니, 조금만 기다려!' 이런 말이었다. 곧 청소 아주머니가 화상통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더니만 고장난 문 앞에서 기다리셨다.
엄청 불안해하는 나를 보며 중국인 아주머니가 뭐라뭐라 말하는데, 정말 하나도 못알아듣는 말들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마음속으로 아주머니가 뭐라하는지 들려왔다.
'걱정마, 조금만 기다리면 될꺼야. 걱정안해도 돼!'
(진짜 이렇게 들렸음.......🥹)
그제서야 뭔가 좀 안심이 되어서 잠자코 기다렸다. 그렇게 한 이십분 정도 시간이 흘렀던가 싶다. 또 다른 아주머니가 다가오셨고 망치로 문을 쾅쾅쾅 치고 문을 이리저리 비트시더니만, 드디어 문이 열렸다.
'쎄쎄' 를 여러 번 외치고서 서둘러서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 기다리던 우는 깜짝 놀래가지고 무슨 일이 생겼나, 안에서 막 큰소리로 싸우는 소리가 났다고 그러더라.
"아니야 오빠.. 싸우는 소리가 아니고 중국인 아주머니가 날 위로하는 소리였어 😂😂😂"
무사히 화장실을 빠져 나왔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다. 아니, 세상에 공항 화장실에 갇힌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스리랑카 여행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액땜을 미리 한 것이겠자? 어느 누가 상해 화장실에 한 번 갇혀 보겠냐 그래, 특별한 미친 경험을 한거다 생각하기로 하고 웃어 넘겼다.
화장실에 갇혔던 일 빼고서는 순탄하게 진행되었던 환승. 무사히 출국장으로 넘어 왔는데 비행기 타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스타벅스에서 음료도 마시고 게이트 근처 식당에서 우육면 한그릇과 칭따오 맥주도 마셨다. 흐허허허 😃😃
그런데 상해에서 먹은 맥주가 우리의 마지막 술이 될 줄은 몰랐다. 인천-상해 구간은 짧은 시간 비행기라 그런가보다 했는데, 상해-콜롬보 구간 비행기에서도 알코올이 일절 없었다. 7시간이 넘는 비행이었는데 말이다! 중국 동방항공 정말 지독하구만...술 좋아라하는 남편 우가 대실망했다🥺🥺
기내식도 맛이 없었다. 흐하하하하하. 싼 것 빼고는 좋은 점이 하나도 없었던 중국동방항공이지만 싸면 그 모든 것도 용서되는 자본주의 사회이므로, 그래 우린 아마도 다음에 또 중국동방항공 비행기를 탈 것 만 같다.
상하이에서 콜롬보까지, 넉넉잡아 8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리고 해가 막 저문 뒤에 콜롬보 반다라나아이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드디어 우리 둘 스리랑카에 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 어느 다른 공항과 다를 바가 없었다. 과연 날씨는 어떨까, 느껴볼 새도 없이 바로 공항 건물 안으로 이어진 길들을 따라서 걸어갔다.
공항에서 얼른 짐 찾고 환전도 하고 유심도 사고, 참 할 일이 많았다.반응형'아시아 여행기 > 스리랑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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