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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 성(Heidelberg Schloss)에 오르다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4. 28. 23:21
하이델베르크 시내를 걷다가 성으로 향하는 케이블카 탑승장을 발견했다. 전날 미리 사두었던 하이델베르크 카드 2일권을 이용해서 케이블카를 탔고 하이델베르크 성에도 입장할 수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러가는 개찰구에는 작은 구멍이 하나 있었다. 한국에서 지하철을 탈 때 표를 구멍 안으로 넣었던 습관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하이델베르크 카드를 구멍 안으로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구멍은 터무니 없이 작았고 계속 시도하다 보니 개찰구쪽에 파란불이 켜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카드를 슬쩍 구멍 위에 스치기만 해도 개찰구를 지나갈 수 있었다. 민망스러운 웃음을 터트리며 도대체 이놈의 구멍은 왜 있는거야 궁시렁거리며 지나왔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성에서 하이델베르크 전경이 내려다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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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대구 비슬산 연분홍 진달래 가득한 참꽃 군락지에서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4. 28. 00:35
봄날 드디어 비슬산에 왔다. 진달래 가득 핀 비슬산의 사진을 보고 반해서 언젠가는 꼭 한 번 와보리라 마음을 먹었던 것이 몇년 전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 진달래가 냉해를 입어서 예년처럼 꽃을 많이 피우지는 못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만개한 뒤 한 주 지난 시점이라서 큰 기대 없이 비슬산을 찾았다. 평일이여서 그런지 기다림 없이 곧장 셔틀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대견사까지 가는 셔틀 버스는 20분 정도, 반딧불이 전기차는 30분이 걸린다. 걸어갈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가 굽이굽이 산을 따라 오르고 오르다가 해발 1,000m 지점을 넘어섰다. 도로 옆으로 보이는 산의 모습이 아찔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전망 좋은 곳에 자리잡고 앉아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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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봄과 여름 사이 아카시아 꽃향기 넘실거리는 금호강변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4. 28. 00:14
화창한 5월의 어느 날, 이 날은 몽실몽실한 구름들이 새파란 하늘에 멋드러지게 펼쳐져 있어 무척 아름다웠던 날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화창해도 무덥지 않았던 날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금호강변을 달렸다. 다리를 지나 강을 건너와 보이는 아파트 단지들, 저 아파트들 중에 우리 아파트도 있겠지? 멀리 보이는 산 봉우리와 푸르른 강과 하늘, 초록 이파리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딱딱한 아파트를 감싸고 있었다. 이렇게 멀리서 보니 아파트들이 장난감처럼 귀여워 보였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데 진한 꽃 향기가 코 끝을 찔렀다. 이 향기는 뭔가 싶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아카시아 나무에 하얀 꽃들이 한 가득 피어있었다. 이 그윽한 향기가 바로 아카시아 꽃 향기구나! 등나무에 열린 보랏빛 꽃들처럼 나무 가지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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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씨엠립 톤레삽 총크니어(Chong Kneas) 맹그로브숲과 수상가옥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2021. 4. 25. 09:00
우리는 톤레삽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차를 타고 얼마나 달렸을까? 선착장에 도착한 뒤 배를 타고 맹그로브 쪽배 탐험하는 곳으로 또 다시 이동했다. 보통 쪽배 체험을 하러 깜뽕블럭에 많이 간다고 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물이 말라 체험하기 힘들다고 했다. 우리는 물이 남아있는 총크니어로 향했다. 2인씩 짝을 지어서 쪽배에 올라탔다. 가이드는 배에서 내릴 때 뱃사공에게 팁으로 1달러 정도 주라고 넌지시 이야기했다. 뱃사공의 노질로 쪽배는 맹그로브 숲을 깊은 곳으로 향했다. 들어서기 시작한 순간부터 입이 쩌억 벌어지는 광경들이 펼쳐진다. 나무 군락들이 어마어마해서 약간은 무섭기도 했다. 자연의 웅장함에 절로 엄숙해지던 순간이다. 이 지구상에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이 참 많았구나,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톤레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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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폐허 속 캄보디아 씨엠립 벵밀리아(Beng Mealea)에 가다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2021. 4. 23. 23:20
어릴 적 아빠는 나에게 종종 지브리 영화들을 보여 주셨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원령공주 등등. 그 영향 때문인지 한 때 나의 꿈이 애니메이션 작가이기도 했었다. 성인이 된 후 나는 가끔씩 추억을 머금은 지브리 영화들을 다시 찾아 본다. 지금 봐도 여전히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다. 어느 날 캄보디아에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장소가 있다고 들었다. 벵밀리아(Beng Mealea)라는 곳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지브리 영화 중에서도 손꼽히게 좋아했던터라 벵밀리아에 꼭 가보고 싶었다. 벵밀리아에 들어서면 나가상이 하나 보인다. 나가는 캄보디아에서 신성시되는 뱀(혹은 용)이다. 캄보디아 건국신화를 살펴보면 이 '나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인도의 왕자 카운디나는 신의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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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 시내(Haupt Strasse)를 거닐다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4. 21. 23:28
이른 아침부터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길을 산책을 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숙소를 향해 걸었다.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가지는 않았다. 썰렁했던 주택가에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어제 거닐었던 네카 강변 공원이 생각나서 그 곳을 거쳐 숙소로 가기로 했다. 숙소로 되돌아가는 이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핸드폰을 충천하려고 보조배터리를 챙겨갔는데 그 둘을 연결하는 잭을 두고 왔기 때문이다. 차라리 보조배터리를 안들고 왔더라면 되돌아가지도 않았으려나? 아니다. 점점 힘을 잃어가는 핸드폰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구글 맵을 통해 모든 곳을 찾아다니던 나는 핸드폰이 없으면 미아나 다름 없었다. 네카 강변 근처 공원을 지나가는데 어제는 보지 못했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강변에 오리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주변에 무수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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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경주 대릉원 이른 봄 풍경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4. 21. 14:42
3월, 오랫만에 경주를 찾았다. 황리단 길을 잠깐 걷다가 대릉원에 들렸다. 경주에 올 때 마다 대릉원에는 꼭 들리는 것 같다. 천천히 산책하기 좋고 사계절 마주치는 풍경이 아름다워 그런가보다. 대릉원은 신라 시대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모여있는 곳이다. 교과서에서 자주 보았던 천마총도 이곳에 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대릉원에 들어섰다. 제일 먼저 노오란 산수유 꽃이 우릴 반겨 주었다. 산수유 꽃을 가까이서 바라보면 아주 작고 이게 꽃인가 싶을 정도로 신기하게 생겼다. 멀리서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보니 커다란 꽃다발 같았다. 대릉원의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아마도 이 연못에서 바라보는 황남대총이 아닐까 싶다. 맑은 날 연못에 비치는 반영이 아주 근사하다. 개나리 나무 한 그루에 노란 꽃들이 가득 피어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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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 뱅밀리아 투어하러 가는 길에 푸념글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2021. 4. 21. 12:00
캄보디아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아침.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으려고 일찍 일어났다. 이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한 이유는 여기서 제공하는 투어를 신청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 투어는 뱅밀리아 관련 투어였는데, 하필 내가 머무는 날에 손님이 없어서 투어가 무산이 되었고 어쩔 수 없이 다른 게스트 하우스에 투어를 신청해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숙소를 투어하는 곳으로 바꾸지 않았던 것인지 후회스럽기도 하다. 시간 대비 비효율적이였고 무엇보다 숙소가 생각만큼 좋지가 않았다. 숙소 화장실에 불개미가 너무 많아서 질겁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한인 게스트 하우스에 묵는 메리트는 한식이나 의사소통 정도였다. 그런데 캄보디아는 영어가 잘 통해서 우리말 쓸 일이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한식이라도 맛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