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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삿포로 여행, 삿포로 맥주 축제 오도리 공원 맥주 부스 투어 (산토리, 아사히, 기린이치방, 삿포로)
    일본 방방곡곡/홋카이도(Hokkaido) 2024. 2. 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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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에 찾은 홋카이도,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삿포로 맥주축제!

    마지막 날은 삿포로 맥주 축제를 오롯이 즐기기 위해 삿포로 시내에 있는 호텔로 숙소를 잡았다. 오전에 아사히 다케 로프웨이에 들렀다가 삿포로 시내로 왔더니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다.


    호텔에 먼저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그러고 곧장 주린 배를 움켜쥐고 밖으로 나왔다. 삿포로에 와서 '징기스칸(양고기를 화로에 구워먹는 요리)'을 꼭 먹어보고 싶어서, 호텔 근처에 있는 식당을 알아봐두었는데 문을 닫은 상태였다.

    급하게 다른 식당을 알아보고 찾아갔는데 가는 족족 징기스칸 식당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고, 줄이 없는 곳은 하나같이 다 예약이 꽉 차있었다.​

    그래서 우린 어쩔수 없이 저녁과 술 모두를 맥주 축제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

    해질무렵의 삿포로 시내
    삿포로 시내 풍경


    삿포로 맥주 축제 현장을 찾아 노을이 깔린 도시를 걸었다. 정확이 어디서 축제가 진행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도리 공원 부근에 맥주 회사별로 부스가 있다고 어디선가 주워 들어서 무작정 찾아가 보았다.


    오도리 공원 부근에 닿으니 맥주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잘 찾아왔구나! ​

    제일 먼저 들르게 된 맥주 부스는 바로 '산토리(Santory)'였다.


    맥주 회사별로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고, 천막 아래에 놓인 간이 좌석에 앉아서 다양한 맥주들과 안주들을 즐길 수 있었다.


    자리를 잡지 못할 수도 있으니, 먼저 자리를 잡고난 뒤에 움직이는 것이 좋다. 자리를 잡아 두고서 계산대에 와서 시원한 생맥주 두 잔과 양고기 구이, 오이 절임을 주문했다.

    자리에 앉은 후 맥주 티켓을 화려한 모자를 한 여성에게 전해주세요. 귀여운 한글이 적혀있었다.


    맥주와 안주류를 사면 쿠폰 같은 것을 나누어주었는데, 그 쿠폰을 들고 맥주 교환대나 안주 교환대에 가서 주문한 맥주와 안주로 교환해야했다.


    교환대에 가서 받아온 맥주와 안주들!

    징기스칸에 가진 못했지만 이렇게 양고기 구이를 먹게 되었으니, 잘 된 일이었다. 간이 부스에서 파는 음식들이니까 뭔가 맛없고 질이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고기도 그렇고 오이 절임도 그렇고 하나같이 모두 다 맛이 좋았다.​

    맥주도 무척 맛있었다. 잔도 보통 축제에서 많이들 쓰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아니라 차가운 유리 잔이어서 맥주의 온도가 기가 막혔다. 산토리 생맥주 500ml와 (PSB) Perfect Suntory Beer 이렇게 두 가지의 맥주를 맛 보았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꼽은 삿포로 비어 축제의 베스트는, 산토리의 '퍼펙트 산토리 비어'였다. 맥주가 아주 청량했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고 목넘김은 부드러웠고, 진짜 맛있었다.


    산토리 부스를 나와서 이제 또 다른 부스를 찾아 걸었다. 우리의 목표는 산토리, 아사히, 삿포로, 기린이치방 네 개의 모든 부스를 뽀개는 것이었다!


    축제의 현장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을 따라 공원을 걸었다.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이젠 코로나가 끝났구나, 활력 넘치던 예전으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삿포로 오도리 공원의 상징 같은 시계탑도 보았다. 예전에 삿포로에 여행왔을 때 보았던 시계탑의 이미지가 흐릿하게 떠올랐다. 그 때나 지금이나 시계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길을 걷다가 마주친 옥수수 노점. 홋카이도 지방은 옥수수로 유명한데, 후라노 지역에서 맛본 옥수수에 홀딱 반해있던터라, 지나치지 못하고 멈춰 섰다.

    구운 옥수수와 찐 옥수수 하나씩 사고, 또 근처 노점에서 노란 멜론 조각이랑 생맥주를 샀다. 길을 걷는 곳마다 맛난 음식들과 술을 팔고 있으니 멈출 수가 없었다!


    아름다운 분수대 근처에 자리를 잡고, 길거리에서 산 음식들과 맥주를 즐겼다. 음식들은 맛있고 맥주는 시원하고 상쾌하고 북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와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다 잘 어울러져서 붕 뜨는 기분이 들었다.


    분수대에서 술과 음식들을 먹고 다시 시계탑이 있는 쪽으로 걸어 왔다. 어떤 부스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었다. 똑같은 동작과 처음 듣는 신기한 음악과 노래,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계속 춤을 추고 우리는 그 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러다가 흥이 오른 우리 둘은 그 원에 합류해서 같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어떤 춤인지 또 어떤 의미의 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들 즐거워하고 있었고 웃음 짓고 있었다. 같이 춤을 추는 순간 만큼은 이방인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한바탕 춤을 추며 신나게 놀다가 다음으로 찾은 부스는 바로 아사히 부스. 일본에 맥주 회사들이 참 많은데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있어서 다양한 맥주들을 즐길 수 있으니, 이곳은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었다.


    아사히에서는 아사히 생맥주 500ml와 아사히 엑스트라 콜드 375ml를 둘 주문했다. 삿포로 하면 감자가 유명하니 감자로 만든 안주와 짭조름하게 볶아낸 내장 볶음 요리를 안주삼아 주문했다.


    꿀떡꿀떡, 시원한 맥주와 함께 술술 들어가던 안주들. 정말 맛있었다. 기분 탓인지 술도 보통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사 먹던 것 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졌다.


    세번째로 찾은 부스는 바로 기린 이찌방 부스였다. 상대적으로 다른 맥주 회사들보다 우리에게 있어서 선호도는 떨어지는 회사였지만, 어쨌든 이곳에 온 이상 모든 부스에 들어가서 맥주와 안주를 깨부수는 것이 목표였으니 기링 이찌방 좌석에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곳에서는 색다르게 흑맥주와 생맥주를 하나씩 주문하고, 안주로는 토마토 샐러드와 아스파라거스 튀김을 주문했다.

    기린 이찌방은 기대가 없었는데 여러 부스들 중에서도 제일 깔끔하고 정돈되어있던 그런 느낌이 든 곳이었다.​​


    우리는 거의 흡입하듯이 맥주들과 안주들을 먹어 치웠다. 왜냐하면 삿포로 맥주축제의 부스들은 모두가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삿포로 부스까지 돌아보려면 시간이 빠듯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삿포로 부스. ​

    이곳이 삿포로이니 만큼 삿포로에서 마지막을 기념하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이제 더 이상 볼 부스도 없었지만...)


    시원한 삿포로 생맥주 둘과 닭꼬치, 그리고 삶은 콩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 부스가 문을 닫을 때까지 우린 축제의 밤을 즐겼다. 이때는 이미 둘 다 많이 취해서 맥주가 시원한 물처럼 느껴졌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시고 안주를 먹고, 시간을 흐르고 밤은 깊어갔다. 그리고 9시가 되었는데 갑자기 일하던 직원들이 일제히 나와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지막을 알리는 춤이었는데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더니만, 갑자기 부스의 모든 불이 싹 꺼지면서, 직원들이 주섬주섬 자리를 닦고 치우고 꼭 나가야만 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허허허. 그렇게 맥주 부스는 문을 닫았다. 9시가 되자마자 얄짤없이 모든 부스가 영업을 파했다. 우리 기준에서는 그리 늦지 않은 밤이었는데 말이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잔뜩 취한 우리 둘은 즐거운 기분으로 호텔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다들 경쾌해보였다. 관광객들 뿐 아니라 많은 현지인들이 이곳을 찾아 가족, 지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 맛난 술과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잔뜩 먹을 수 있어서 최고였다.

    맥주 축제는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오고 싶더라.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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