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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삿포로 여행, 삿포로 마지막 날 나카지마 공원 아침산책과 소박한 아침식사일본 방방곡곡/홋카이도 2024. 2. 21. 09:10728x90반응형
전날 과음하고 자서 그런지 우(Woo)가 되게 힘들어했다. 원래 우리의 계획은 새벽 5시 정도에 일어나서 니조시장에 찾아가 맛난 회덮밥 식당 오픈런을 할 작정이었는데, 그 누구도 제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다. 하하하.
그래, 5시는 좀 심했지! 아침 7시 좀 넘어서 일어나서 호다닥 준비하고 밖으로 나왔다.
화창한 날, 그냥 삿포로를 떠나기는 아쉬워서 근처 편의점에서 먹을거리들을 사서 나카지마 공원에 벤치에 앉아 까먹기로 했다. 호텔 밖으로 나와서 길 건너편에 있는 편의점 로손(LAWSON)을 찾아갔다.
로손에 들어가서 계란 샌드위치랑 삼각김밥, 유부초밥이랑 오이 장아찌를 샀다. 마실거리로 우유와 따뜻한 커피를 사서 두 손 가득 들고 공원으로 왔다.
날씨가 너무 좋아가지고 그냥 걷기만 해도 좋았다. 연두빛으로 물든 공원이 무척 사랑스럽고 싱그러웠다.
커다란 호수를 중심으로 길게 둘러진 길을 따라서 걸었다. 길을 따라서 그주변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많이 서있었다. 길게 머리카락을 드리운 것 같던 버드나무들, 하늘로 높이 솟은 은행나무들이 기억에 남는다. 오래된 숲을 걷는 느낌이었다.
호수에 일렁이는 반영을 구경하며 잔디 위를 걸어보기도 하고, 카메라에 호수의 반영을 담기도 했다. 어제 늦은 밤에 맥주를 마셨던 공원 벤치에서 아침을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몸이 기억하는대로 벤치를 찾아 걸어가는 중에 멋진 풍경들 때문에 자꾸 멈춰섰다.
호수 위로 비친 반영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거울을 대고 있는 것처럼 또렷한 반영이 호수 안에 담겨 있었다. 가을에 왔을 때는 알록달록 다양한 빛깔로 물들어 있던 모습이 어여뻤는데, 연두빛으로 물든 한여름 풍경도 아름다웠다.
우리가 어제 밤에 앉았던 벤치에는 누가 벌써 앉아 있어서 길을 따라서 더 걸었다. 그러다가 버드나무 아래 그늘이 져있던, 호수가 잘 보이는 어느 벤치에 앉았다.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호수와 흔들리는 버드나무 이파리가 아름답던 곳, 우리는 벤치 위에 사온 먹을거리들을 펼쳐 놓고 소박한 아침식사를 했다.
우리가 샌드위치랑 커피랑 이런 것들을 먹는 동안, 옆에서 오리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쪼아 먹고 있었다. 뭔가 싶었는데 근처에 있던 할아버지가 오리들에게 빵 부스러기를 나눠주고 있었다.
벤치에 앉아서 보았던 풍경들이 아른아른 눈에 밟힌다. 호수 위에 반짝거리던 햇살들이랑, 연두빛으로 번득이던 버드나무, 호수 위를 떠돌던 오리들, 참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홀로 떠났던 유럽 여행의 한 순간이 떠올랐다. 그 때도 어느 벤치에 앉아서 호수 위를 거닐던 오리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말이지.반응형'일본 방방곡곡 > 홋카이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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