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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엘라 여행, 우바 할페와티 티 펙토리 투어! 전통의상 샤리 입고 차 수확 체험하기 (Uva Halpewatte Tea Factory)아시아 여행기/스리랑카 2024. 9. 8. 22:25728x90반응형
홍차의 나라에 왔기도 하고 우리 둘 모두 티를 좋아하기도 했으니, 어떻게 홍차가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서 티 팩토리 체험을 해보고 싶었다. 하푸탈레나 엘라는 차 산지라서 주변에 티 팩토리가 아주 많았다. 원래 하푸탈레에서 체험 하려고 했었는데 다니다 보니 시간이 마땅치 않아서, 이렇게 엘라에서 하게 되었다.
우리가 찾아가는 곳은 우바 할페와티 티 팩토리(Uva Halpewatte Tea Factory) 였다. 나인아치스브릿지를 돌아보고, 다리 근처에 있던 툭툭을 잡아서 흥정을 하고(티 펙토리 갔다가 숙소까지 가는걸로, 아마 4,000루피 정도 줬던 것 같다) 티 펙토리로 향했다.
툭툭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서 언덕 위로 오르고 또 올랐다. 점점 초록 풍경들이 아득히 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툭툭은 멈춰 섰고, 툭툭기사가 우리를 티 팩토리로 안내했다.
우바 할페와티 차 공장 내부는 무척 거대했다. 기다란 통로를 따라서 쭈욱 걸어갔는데 포대자루에 가득 담긴 차들을 잔뜩 보았다. 기나긴 통로를 지나서 나무 계단 위로 올라가니 차를 판매하고 체험이 시작되는 공간에 도착했다.
티 펙토리에서는 여러가지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티 팩토리 내부를 돌아보며 차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들어볼 수도 있었고, 밖으로 나가서 직접 차를 수확해볼 수도 있었다.
원래는 티 펙토리를 견학할 생각이었는데, 푸르른 차밭으로 나가서 차를 따볼 수 있다니! 호로록 마음이 바뀌어버렸다!😅 우리는 전통의상을 입고 차를 수확하고 나서 티 테이스팅까지 이어서 체험해보기로 했다.
체험을 위해 잠시 기다리는 시간동안 우리는 발코니로 나가 푸르른 풍경을 밀림을 구경했다. 신선한 공기와 짙은 푸르름에 몸과 마음이 다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다.
전통의상으로 환복을 마치고 드디어 체험을 할 시간! 😗
체험을 하기 전 먼저 영어가 유창한 가이드 한 분이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셨다. 이곳의 차가 유명해지게 된 이야기부터 차를 분류하는 명칠들, 어떻게 차를 수확하고 또 누가 수확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
전통의상인 샤리를 갖춰 입은 타밀족 할머니 소피가 우리의 체험을 도와주셨다. 우리는 할머니의 손짓을 지켜보며 어설프지만 차를 하나 둘 따보았다.
가이드는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바구니를 몇번씩 다 채우더라도 일당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밭에 젊은 사람들은 없고 나이 든 사람들만 일하고 있어서, 이분들이 이곳을 떠나게 되면 차를 딸 사람이 없다고 한다. 가이드 생각으로는 아마도 근미래에 차 수확이 기계화가 될 것 같다고 하더라.
처음 스리랑카에 차를 들여온 것은 스리랑카를 식민지배했던 영국인들이었다. 영국인들은 자기들에게 협조적인 인도인들을 데리고 와서 차 농장을 경영하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이곳에 터잡고 사는 이들 대부분 피부가 까만 타밀족 인도인이라고 했다.
골든팁이라 불리는 홍차가 값이 비싸다고 가이드에게 설명을 들었었는데, 갓 난 찻잎의 꼭지 부분을 수확해서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조심히 말려낸 것이 바로 골든팁!
차나무 꼭대기에 연두빛으로 싱그렇게 솟아난 이파리들을 수확하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게 골든팁이구나 😃
우리는 아무래도 찻잎을 따기가 조심스러워 그런지 속도가 나질 않았는데, 소피 할머니는 금방 머리에 인 바구니를 꽉 채우셨다. 나중에는 우리 너무 적다면서 찻잎을 우리 바구니에 담아주시기도 하셨다.
차나무는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그 사이사이를 지나다녔다. 발 밑에 민트 종류의 허브들이 자라나고 있었는데 잡초들을 막기 위해서 그런 것 같았다. 빽빽한 풀 숲에서 뱀이나 벌레들이 튀어 나올까봐 우린 겁을 잔뜩 먹었는데 소피 할머니는 맨발로 여기저기 다 쏘다니셨다.
바구니를 가득 채우고 나서 차 수확 체험은 끝이 났다. 우리는 아주 잠깐의 시간동안 차를 수확했지만,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오랜 시간동안 같은 자세로 계속 차를 따실 것이다. 얼마나 힘들지 감히 상상도 되질 않았다. 소피 할머니와 인사를 하고 다시 티 펙토리 안으로 들어왔다.
푸르른 전망을 바라보며 잠깐 쉬다가 차 샤리를 벗어냈다. 전통의상 체험 자체는 참 좋았는데 긴 천을 두르고 무더운 밖에 있으려니 땀이 삐질삐질 났었다. 옷이 가벼워지니 좀 살 것 같았다.
이제 티 테이스팅을 체험할 시간이었다. 여러가지 종류의 홍차들을 시음하며 설명을 들었다. 오렌지 페코(Orange Pekoe, OP)라 불리는 홍차는 본래 차나무의 두번째 어린잎을 사용하여 만든 차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현재는 찻잎의 여러 등급을 나타내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FBOP, BOP 등 찻잎을 어느정도 보전시켜서 가공했느냐, 어느 부분을 차로 만들었느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차를 분류하고 있었다.
처음에 '오렌지'라는 이름이 차에서 오렌지 향기가 난다거나, 아니면 빛깔이 오렌지여서 그런가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홍차를 유럽에 처음 들여왔던 네덜란드 왕가의 이름이 '오렌지'여서 오렌지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었다. 오렌지 뒤에 붙는 '페코(Pekoe)'는 중국에서 파이하오(백호, 白毫)라고 칭하는 찻잎에 솜털이 보송보송하게 난 백차를 부르는 중국어를 음차한 것이다.
페코와 OPA는 부서지지 않은 온전한 잎으로 만든 홍차였다. 그래서 잔잔하게 부서진 타입의 홍차보다 더 값이 나갔다. 아무래도 정성들여 수확하고 말려야하기 때문이 아닐까? BOP의 경우 앞에 'B'가 붙은 건은 Broken 이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BOP(Broken Orange Pekoe), FBOP(Flowery Broken Orange Pekoe)는 부서진 찻잎 형태의 홍차인데 좀 더 맛이 진하고 카페인이 강하다고 했다.
향이 좋고 더 부드러운 것은 페코와 OPA였고, 색이 진하고 맛이 더 떫고 강한 것은 BOP, FBOP였다. 그냥 차로 마시기에는 페코나 OPA가 좋을 것 같았고 밀크티를 해먹을 용도라면 진하게 우러나는 BOP, FBOP가 좋을 것 같았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찻잎도 매만져보고, 홍차도 종류별로 시음해보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티 테이스팅이 끝나고 마음에 들었던 티들을 구입했다. 하푸탈레 시내에서도 차를 구입했었는데, 그곳보다 훨씬 싸고 종류도 다양하게 홍차들을 팔고 있었다. 앞서 설명을 들었던 오렌지 페코와 밀크티 용으로 해먹을 BOP 종류를 찾아 골랐고 골든팁과 실버팁도 구매했다. 홍차의 나라 스리랑카에서 직접 홍차를 구매하게 되다니, 꿈만 같은 일이다.
드디어 엘라 시내에 도착했다. 우리가 전날 거닐었던 익숙한 풍경이 나타나자 마음이 스르륵 편안해졌다. 툭툭을 타고 우리가 머물고 있던 리조트까지 가려 했는데, 배가 고파서 시내에서 한끼를 해결하려고 툭툭에서 내렸다. 무얼 먹을까나?반응형'아시아 여행기 > 스리랑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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