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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아름답게 핀 허브위, 허브티와 로즈마리 쿠키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4. 13. 22:42728x90반응형
팔공산 근처에서 오리 숯불구이를 먹고 차를 한 잔 마실까 하여 들렀던 곳 허브위.
허브 농장이 있는 것 같았고 카페 안에서 허브티와 허브용품들을 팔았다.
맑은 하늘 아래 아주 풍성하고 아름다운 오래된 벚꽃나무 두 그루가 서있었다.
옆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쭉 퍼져나가 꽃잎을 잔뜩 피워낸 모습이 무척 고왔다.
벚꽃나무 두그루에게는 각기 이름이 있었다.
그레이스와 앨리.
무엇이든지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존재의 의미가 더 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언젠가 마당 있는 집에 나무를 심게 되면,
이름도 지어주고 가족들의 소중한 순간을 나무와 함께 보내면 좋겠다 생각했었다.
일단 얼른 우리집 반려 식물들에게도 이름을 다 지어주고 싶다.
식물들이 많아져서 이제 외우기도 힘들어지지만.
아름다운 벚꽃을 구경하고
카페 뒷편 대숲 흔들거리는 모습도 보고
길 언저리의 토분과 다양한 허브들, 꽃들을 구경하다 보니
카페 안에 생각보다 늦게 들어갔다.
역시 자연 속에서 보면 황토색 토분이 가장 이쁜 것 같다.
초록초록 세상과 잘 어울린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프로방스 분위기가 느껴지는 다양한 소품들이 즐비했다.
여러가지 허브 용품들을 파는데 그 물건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났다.
허브를 담은 비누들과 방향제, 스프레이 같은 제품들도 있었고
마실 수 있는 허브티들도 많았다.
한참 구경을 하다가 티를 주문하고서 밖으로 나왔다.
아무래도 벚꽃 흥취를 느끼며 차를 마시려면 바깥이 더 좋았다.
약간 목이 칼칼하다던 남편은 캐모마일과 민트가 블랜딩 된 것 같은 티를 주문했고
나는 루이보스와 과일 조각들이 섞인 가향차, 그리고 로즈마리 쿠키도 시켰다.
난 당연히 작은 쿠키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엄청 커서
하나 시킬껄 그랬나 싶었다. 작을 줄 알고 두개를 시켰는데 하하.
솔솔 부는 바람에 벚꽃잎들이 휘날리고
그 바람을 느끼며, 꽃비들을 맞으면서 따뜻한 허브티를 마셨다.
좋다!
로즈마리 쿠키도 맛있었다.
무엇보다 이 벚꽃 아래에서 티타임을 즐기니
더할나위 없이 행복했다.
하늘에서 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벌들이 어찌나 많은지,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을 보면
내가 벌이라도 당장 달려와서 맛난 꿀들을 맛보았을 것 같다.
얼마전에 꿀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요근래 모든 작물이 인간에 의해 계획적으로 생산되면서 꿀벌의 다양성이 파괴되어 간다고 한다.
우리 사람도 맨날 같은 밥만 먹으면 살긴 살겠지만 건강하지 못하듯이
꿀벌들도 한 작물의 꿀만 계속 섭취하다 보면 건강하지 못하다고,
그래서 다양한 꽃들을 마주하면서 다양한 꽃들을 맛보는 것이 꿀벌에게 좋다고 한다.
아무튼,
이 꿀벌들을 보며 아름다운 이 정원들을 돌아보며 맛나고 다양한 꽃들을 다 맛보겠구나 생각했다.
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자,
따뜻한 햇살이 온 세상에 닿고 그림자가 일렁였다.
이 시간이 참 좋았다.
맑고 청아한 새소리가 들려오고 대숲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면 하늘은 아직 푸르딩딩했다.
정원을 가꾸는 이는 어떤 기분일까?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본다면 말이다. 그저 행복할까?
늘 꿈꾸던 그런 삶을 누군가 살고 있는데,
아주 부럽고 행복해 보였지만 또 마냥 행복할 것만 같지도 않았다.
곳곳에 날선 메모들이 붙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많은 시간동안 별의 별 사람들을 다 보았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모든 것들이 생각처럼 굴러가진 않을 것이고, 예상치 못한 이상한 상황들도 많이 마주하겠지.
내가 꿈꾸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벚꽃 나무들 다시 카메라에 담으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안녕,
여름에 푸르른 이파리들이 돋아난 모습을 보러 찾아와야겠다.
가을이 되면 낙엽지는 모습이 또 아름다울테고,
겨울은 빈 가지더라도 눈 쌓인 모습이 아름다울 것 같다.
좋은 곳을 알게 되었으니 사계절 느끼러 종종 찾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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