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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여행, 남해 용문사에서 만난 여름 수국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7. 7. 20:39728x90반응형
오랫만에 찾은 남해, 수국을 보러 남해 용문사를 찾았다. 용문사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서 걸어 올라갔다. 가파른 오르막 길을 오르면서 땀이 흘러 내렸다.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계곡 주위로 푸르스름한 산수국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다. 날은 덥지만 눈은 즐거운 오르막 길이었다.
커다란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어서 그나마 더위를 덜 수 있었다. 다리를 지나서 안으로 들어서는데 다리 아래로 물이 흐르고 있지 않았다. 가뭄이 심하다더니만 물이 바짝 말라버렸나 보다.
입구에 피어있던 파아란 수국. 여름이 되면 항상 이 수국이 떠오른다. 풍성하게 피어나고 색깔이 화려해 아름다운 수국. 무척 아름다운데 이 수국을 보려면 무더위를 뚫고 어딘가를 가야한다는 것이 항상 문제이다. 하하.
사천왕을 지나서 계단을 올라가 대웅전으로 향했다. 파아란 하늘에 새하얀 구름이 동동 뜬 여름날, 푸르른 산 밑에 처마가 촤악 펼쳐진 대웅전. 황금빛 불상이 어른거리고 벽면에는 커다란 불화가 있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니 어찌나 시원하던지 모른다. 조용히 안을 둘러보다가 밖으로 나왔다. 건물 외관을 좀 둘러보다가 수국 구경에 나섰다. 색색깔 고운 수국들이 퐁실퐁실 피어나 있었다.
토양의 산성에 따라서 색이 바뀐다는 수국. 흙이 산성을 띄면 파란 수국이 피어나고 알칼리성을 띄면 분홍색 수국이 피어난다. 내가 보기에는 어느 한 색깔만 있는 것보다 이렇게 여러 빛깔들이 섞인 수국이 더 아름답다. 갓 피어나기 시작한 수국들은 아직 색이 덜 물들어서 연둣빛이었다. 꽃잎들을 잘 살펴보면 알록달록 여러 빛깔들이 섞여서 묘했다.
대웅전을 둘러보고 나서 절 뒤편으로 걸어 들어갔다. 뒤편에도 수국들이 가득 핀 길들이 이어졌다. 사실 너무 더워서 이만 돌아갈까 싶었는데 뒷편으로 걸어 들어가 보이는 푸르른 수국들을 보니 눈이 번뜩 뜨여서 더워도 또 걸었다.
커다란 공 같은 푸르른 수국 꽃들이 가득 피어나 있었다. 만든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깨끗한 계단 위를 걸어 올라갔다. 계단 꼭대기에 다다르니 커다란 불상이 놓여 있었지. 계단 위에 서서 푸른 수국들과 사진을 좀 찍다가 아래로 내려왔다.
계단 아래로 내려와서 안쪽에 길이 더 보이길래 걸어 들어갔다. 수국이 줄줄이 피어 있어서 걸음을 멈추기 어려웠다. 더 걸어가면 수국들이 더 보이고 그러니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길 안쪽으로 들어가니 보랏빛 산수국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에메랄드 빛깔의 물이 고여있는 모습이 보였다. 신혼여행으로 갔던 뉴질랜드의 호수 같기도 하고 라오스에 놀러갔을 때 들렀던 꽝시 폭포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마도 석회 성분이 섞여 있어서 이렇게 푸르게 보이는 것일까 싶었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 작은 못을 가까이서 바라 볼 수 있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에메랄드 빛깔의 물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물은 그저 투명하고 맑았다. 못이 푸르스름해 보였던 것은 파란 하늘이 그대로 비쳐서 그렇게 보였던 것일까나?
수국꽃이 피어난 길을 따라 걸었다. 온통 파란 수국들 뿐이었다. 별처럼 피어난 산수국들과 공처럼 피어난 수국들이 뒤섞여 있었다. 깻잎 같이 생긴 연둣빛 이파리들 사이사이 파란 꽃잎들이 아름다웠다. 아무래도 난 분홍빛 수국 보다는 파란 수국이 더 좋은 것 같다. 원래 파란색을 좋아해서 그런가? 왠지 파란빛깔은 꽃에서 찾기는 좀 어려운 색이니 더 매력적으로 끌리는 것 같기도 하다.
땀을 뻘뻘 흘리던 남편은 저 물속에 풍덩하고 들어가고 싶다 말했다. 입수는 금지되어 있어서 그럴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수국 꽃들을 구경하다가 보면 가끔가다가 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시원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길이 더 이어져 있어서 걸어볼까 싶었지만 더워서 이만 돌아가기로 하고 용문사를 떠났다. 아름다운 수국 구경을 잘 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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