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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야산 해인사 소리길 걷기, 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까지 가을풍경 즐기기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11. 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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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을 맞아 해인사 소리길을 걷기 위해 대장경 테마파크를 찾았다. 언제였던가 가을이 오기 전 소리길을 걸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소리길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설렁설렁 홍류동 계곡을 따라 걷기 좋은 길이라 완연한 가을에 걸어 보고 싶어 찾아왔다. 맑은 날이라 멀리 가야산이 올려다 보이는데 멋있더라.


    금강산도 식후경,

    먼저 근처 식당에 가서 배를 채웠다. 오늘의 메뉴는 산채비빔밥! 배고 고팠었던터라 와구와구 한그릇을 비워냈다. 배를 든든하게 채웠으니 힘이 솟아났다.

    우리는 소리길을 걷기 시작했다.


    해인사까지 7km, 결코 녹록치 않은 거리였다. 하지만 아름다운 가을길을 천천이 걸어가면 괜찮을 것 같았다. 예전의 경험에 비춰 보았을 때 소리길에 험한 길은 없었다. 원점회귀는 버스로 할 것이니 걷는 부담은 없었다.


    맑은 가을 하늘 아래를 걸어가는 길, 계곡을 따라서 난 데크길을 따라서 총총총 걸어갔다. 멀리 보이는 가야산이 웅장하고 멋있었다. 그 아래 펼쳐진 알록달록한 가을 풍경, 동동 뜬 하얀 구름을 마주보며 걸어갔다. 귓가에는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오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걸어가는 길은 무척 즐거웠다.


    소리길을 걷는 중간에 아주 넓은 백일홍 꽃밭이 있었다. 저번에 왔을 때는 꽃 천지였는데 지금은 거의 저물어가고 있는 시기였다. 말라 붙은 꽃들과 아직도 힘차게 꽃을 피워낸 녀석들이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노랗게 물든 고개 숙인 벼들이 펼쳐졌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눈에 담았다.


    길이 계속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면 재미가 없지! 중간중간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는 소리길, 그래도 운동화로도 충분히 거뜬한 길들 뿐이었다. 어디쯤 왔을까 싶을만한 순간에 항상 안내판이 있어서 현위치가 어딘지 앞으로 얼마나 가야하는지 대충 어리짐작 할 수 있었다.


    소리길을 걸어가며 가을 들꽃들을 많이 만났다. 드문드문 피어난 보랏빛 쑥부쟁이와 노란 산국화, 하늘하늘 코스모스와 백일홍까지. 울긋불긋 단풍 말고도 어여쁜 꽃들 덕분에 눈이 즐거웠다.


    소리길 중간에 가야황산 주차장과 마을이 나온다. 여기서 소리길을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았다. 분명 저번에 소리길을 걸었을 때도 이 생각을 했었던 것 같은데 까마득해서 그런지 잊어 버렸다. 우리는 작은 매점에서 두부와 막걸리로 요기를 하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소리가 들려오고 멀리 보이는 가야산은 햇살은 잔뜩 머금어서 밝게 빛났다. 자연의 온갖 빛깔을 다 모아놓은 것 같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면 온몸에 힘이 솟아난다.


    대장경 테마파크는 점점 더 멀어지고 해인사는 가까워져갔다. 안내판을 보니 해인사까지 앞으로 4.7km를 더 걸어가야했다. 계곡 옆을 따라 난 나무 데크길을 걸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알록달록 가을로 물든 아름다운 가야산 소리길의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리 찍어도 저리 찍어도 아름다웠다. 물줄기 흐르는 계곡을 가르는 다리를 건너고 천천히 오르락 내리락 바위 틈을 걸어갔다.


    소리길 가는 중간에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서 잠시 쉬었다 가기도 했다. 물이 졸졸졸 흐르는 맑은 계곡, 바위 틈마다 작은 폭포들이 끊임없이 세차게 흘러댔다. 시원한 물줄기를 보니 가슴 속도 묵은 때가 벗겨지듯 시원해졌다.


    따끈한 커피를 한 잔 내려 마시고, 아사삭 사과를 간식으로 먹었다. 무릉도원의 신선이 이런 기분일까나, 가을 산행은 언제나 참 즐겁구나.


    가을을 맞이한 아름다운 계곡 풍경을 보며 걷다가 보니 매표소가 나왔다. 옆에 도로를 끼고 쭉 걷다가 해인사 매표를 하고서 안으로 들어가 다시 산 쪽으로 난 소리길을 따라 해인사로 걸어가야 한다.


    열심히 걷고 또 걷다가 중간에 쉼터 같은 곳에서 잠시 쉬었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져 있던 쉼터, 텀블러에 담아 온 따뜻한 물을 종이컵에 부어 차를 타 마셨다. 이제 시간이 늦었는지 지나다니는 이들이 별로 없어서 숲 속이 고요했다.


    산 속 길을 걷다가 계곡을 지나서 건너편으로 걸어왔다. 먼 하늘은 이제 어두워졌고 하얗던 구름은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앞으로 한시간 즈음 더 지나면 세상이 온통 컴컴해질 것 같았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그리 빠르지 못했다. 붉게 물든 홍류동 계곡을 따라서 걷는 길, 소리길을 걸으며 이 구간이 제일 아름다웠던 것 같다.

    붉은 단풍이 많아 물을 붉게 물들여서 '홍류동' 계곡이라 불린다는 이곳,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가을에 오니 비로소 알 것 같다.


    나무 데크를 따라서 가는 길, 경치가 아름다우니 오래 걸어 찌뿌둥해진 다리도 가뿐해진 느낌이었다. 붉은 이파리 가득 달린 나무 뒤에 가파른 절벽이 서 있었다. 그리고 시퍼런 웅덩이 위로 작은 폭포가 쏟아져 내리고, 물 위에는 그렁그렁 붉은 낙엽들이 가득했다.


    아름다운 폭포를 둘러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어여쁜 단풍들이 많아서 몇 개 주워 일기장에 끼워 넣었다. 오늘을 떠올리게 해줄 붉은 녀석들. 이제 숲 속에 해가 잘 들지 않기 시작했다. 어둑어둑해진 길을 걸어갔다.


    드디어 매표소가 보였다. 여기서 표를 사고서 버스를 타고 대장경 테마파크까지 갔던 기억이 났다. 오늘은 해인사까지는 가지 않고 버스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


    이왕 온김에 조금만 더 가볼까 싶어서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가로수로 있는 길을 따라서 더 걸어갔다. 해인사 산채 한정식 거리가 있다길래 구경하다가 맛나 보이면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가게들이 즐비한 산채 한정식 거리에 도착했을 때, 뭔가 분위기가 싸했다. 다 문을 닫은 기분이고 점심에도 산채 비빔밥을 먹고 왔던터라 같은 메뉴를 또 먹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살짝 근처를 걷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 이곳이 버스 시작점이라서 여기서도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기사 아저씨께 여쭤보니 일단 버스에 타고 있으면 표를 파는 사람이 온다고 그러셨다.

    대장경 테마파크까지 간다고 하니 분홍색 표를 주셨다. 그곳까지 이용료는 1,500원, 현금으로만 결제가 가능했다.


    대장경 테마파크로 돌아오는 길은 10분도 채 안걸렸던 느낌이다. 걸어가는건 몇시간이었는데 말이다. 소리길이 참 좋은 것이 이렇게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것, 가을날 아름다운 홍류동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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