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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카파도키아 여행, 괴레메 마을 선라이즈 포인트에서 바라본 멋진 일출지구별 여행자/튀르키예 (터키) 2023. 1. 4. 17:49728x90반응형
우리는 카파도카아 여행 중 내내 괴레매 마을에 있는 한 호텔에서 머물렀다. 근처 우치히사르 성 쪽으로 가서 하룻밤 묵어볼까도 싶었지만, 고작 3박 4일만 머무는데 이동하면 시간만 잡아먹고 번거로울 것 같아 말았다.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의 특장점은 바로 괴레메 마을에서 일출과 일몰 스팟으로 유명한 'Sunrise & Sunset Point'가 바로 뒷편에 있다는 것이었다.
호텔 방문을 열고 나와 5분여간 걸어가면 괴레메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가 나타났다. 게다가 입장료를 내야하는 매표소가 호텔 밑에 있어 우리는 표를 구매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높다란 바위 언덕 위에 섰더니 아직 어둠 속에 잠긴 괴레메 마을의 모습이 펼쳐졌다. 짙은 장밋빛 장막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듯 했다. 멀리 시선을 두면 어제 우리가 다녀온 우치히사르 성이 보였다.
우리는 더 멋진 전망을 보기 위해 고지로 올라갔다. 그런데 왠 순둥해 보이는 멍멍이 한마리가 우릴 쫓아왔다. 이럴줄 알았으면 안주거리로 산 소시지라도 챙겨오는건데 싶었다. 무얼 달라는 애잔한 눈빛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캐리어에 항상 미니 전기포트를 들고 다닌다. 왠지 호텔에서 주는 전기포트는 찜찜하여 그리하는데 이번에 아침 일출을 보며 차를 마시려고 뜨거운 물을 끓여서 들고왔다. 텀블러 하나만 들고왔더라면 이렇게 전기포트를 통째로 들고 올 필요는 없었을텐데.
여행을 준비하며 항상 다 챙겼다 싶다가도 이렇게 뭔가 빠트린 것들이 꼭 나온다.
해가 뜨기전 카파도키아는 으스스했다. 두꺼운 맨투맨을 입고 왔는게도 쌀쌀해서 따스한 차를 마시니 참 좋았다.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우리는 호로록 향긋한 차를 목구멍 뒤로 넘겼다.
멀리 타오르는 태양을 마주하는 순간, 황홀했다. 온세상이 물들어샀다. 붉고 노란 빛들이 내 안에도 스며드는 듯 했다.
아름다운 로즈벨리와 붉그스름한 기암괴석들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들을 남겼다. 내가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이 태양이 떠오르는 이 순간이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졌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들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요정들이나 신화속 거인들이 등장할 법한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이곳에 서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했다. 이렇게 경이로운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난 참 복받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힘든 일, 울적한 일, 마음 답답한 일들이 생길 때 이 황홀한 순간들을 떠올린다면 난 좀 더 행복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해는 지평선을 넘어서고 출렁이는 파도처럼 붉은 빛깔들이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한참동안 차를 마시면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눈에 꾹꾹 아름다운 모습들을 눌러 담았다.
이 시간이 되면 보이는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참 좋다. 왠지 모르게 그림자 늘어진 시간은 몽글몽글 따뜻하게 느껴진다. 우리 근처에 있던 멍멍이도 떠오르는 먼 곳을 응시하며 노란 햇살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이른새벽 창백하게만 보이던 우치히사르 성도 이제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호텔로 걸어 돌아가는 길에 올리브 나무 군락지를 만났다. 오래되어 보이는 올리브 나무들이 언덕 길 주위에 흩어져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싱그러운 올리브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가을 무렵 우리나라 시골 마을에 가면 나무마다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처럼, 올리브 나무에 올리브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절여진 올리브가 아닌 나뭇가지에 매달린 올리브를 보게 되다니, 정말 신기했다. 이래서 터키가 올리브로 유명한 것이구나! 올리브를 더 많이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일출을 보고 너무 피곤해서 호텔로 돌아가 한숨 자고 나와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반응형'지구별 여행자 > 튀르키예 (터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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