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포스팅
비크에서 맞이하는 첫날.
호텔 디르홀레이(Hotel Dyrhólaey)라는 곳에서 하루를 보냈다. 회픈 다리 침수 때문에 급하게 여행 일정을 변경하며 어렵게 구한 숙소였다. 근처 숙소가 다 매진되어서 시간 될 때마다 어플을 들락날락거리며 겨우 예약한 곳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들어와서 저녁을 먹고 쪽잠을 잤다. 이날은 오로라가 있던 없던 밖에 나가서 촬영을 좀 해보기로 했다.
아이슬란드 단체카톡방을 살펴보니 Hella나 Sellfoss 쪽에 오로라가 떴다는 말이 있어서 무작정 그리로 향해 달려갔다. 차를 타고 달리다가 어딘지도 모를 곳에 멈춰섰다.
아이슬란드의 밤은 생각보다 더 추웠다. 핫팩을 아주 유용하게 썼다. 어두운 밤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했다. 먼 바다쪽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 있었는데 어찌나 밝던지!
우리는 차에서 삼각대와 카메라를 꺼내 달을 피해 별들을 사진에 담았다.
산 쪽으로 삼각대를 세워두고 장노출로 별들을 담았다. 사진을 확인해보니 하늘에 옅은 초록빛이 넓게 깔려있었다.
어라, 이것이 말로만 듣던 오로라인가? 너무 신기해서 하늘을 바라보니 초록색 빛이 움직이고 있었다.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 오로라였다.
와, 우연찮게 인생 첫 오로라를 마주하게 되어 그저 기뻤다. 우리 둘은 너무 신이나서 추위도 잊은채 계속 사진을 찍었다.
오로라 사진 공장 차린 줄 알았다.
한 컷당 20~30초 정도 소요 되어서 셔터를 눌러 놓고서 하늘을 바라보다가 다시 셔터를 누르기를 반복했다. 카메라에 담긴 사진을 돌려보니 춤을 추고있는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오로라는 사그라들었다. 초록빛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셔터 누르기를 멈췄다. 찰나의 순간이 지나갔다. 아름답고 황홀한 경험이었다.
산 반대편으로 달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해가 지는 풍경은 많이 봤어도, 달 지는 풍경은 처음이었다.
수평으로 짙게 깔린 구름 사이로 달이 지나갔다. 한밤중에 도착했는데 어느새 달이 지다니, 얼마나 이곳에 있었던 것일까나?
멀리서는 짙푸른 여명이 차오르고 있었다. 흥분이 가라 앉으니 갑작스레 추위와 피로가 몰려왔다. 호텔로 돌아가 방 안에 들어가서는 둘 다 그대로 곯아 떨어지고 말았다.
안녕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담은 책이 나왔어요!
블로그에 다 담지 못한 우여곡절 에피소드,
아름다운 아이슬란드를 보고 느끼고 경험하며 절절히 느꼈던 생각들, 아이슬란드 명소들의 다양한 사진과 소개글, 오로라를 보았던 낭만적인 순간들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교보문고, 알라딘 등에서 구입 가능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