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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비에이 여행, 다시 찾은 청의호수에서 만난 몽환적인 풍경일본 방방곡곡/홋카이도 2023. 11. 21. 20:53728x90반응형
비에이에서 맛난 카레 돈가스와 우동을 먹고 호텔이 있는 아사히 다케 쪽으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식당에서 청의호수 사이다를 마시다 보니, 청의호수를 보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어서 마침 근처이길래 들렀다 가기로 했다.
늦은 오후 해가 질 즈음에 들렀던 청의호수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주차도 쉬웠는데, 아무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점심 먹고 찾아간 청의호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주차하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중간에 그냥 돌아갈까 엄청 고민했는데 그래도 꾹 참고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리다가 겨우 주차를 하고 청의호수를 보러갔다.
마침내 또 다시 보게 된 청의호수.
아주 맑은 날 한낮의 청의호수는 참 청량했다. 푸르스름한 호수의 빛깔은 푸른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했다. 전날에는 해가 질 즈음에 찾아왔던터라 기분 탓인지 덜 푸르렀던 것 같았다.
오래 기다려서라도 이렇게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에이에서의 마지막 기억을 아름다운 청의호수로 장식할 수 있게 되었다. 여름날 홋카이도를 떠올리면 이 청량함과 푸르름이 번득 생각날 것 같다.
호수 위로 뜬 고요한 반영이 정말 멋있었다. 어제 그렇게 오랫동안 보았지만, 지금 또 보아도 그저 좋았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나 보다. 호수 위에는 푸르른 여름 하늘이 담겨 있었고 푸릇푸릇한 산도 담겨 있었고 하얀 나무들도 담겨 있었다.
호수 옆으로 난 길을 따라서 걷다가 잠깐 걸음을 멈추고 기념 사진을 남기기로 했다. 삼각대를 세워 놓고 찰칵찰칵, 푸르스름한 호수와 함께 젊은 날의 우리 둘 추억을 남겼다.
호수 위에 서 있는 하얀 나무들은 죽은 자작나무들이었다. 그 뒤로는 초록초록한 이파리들이 가득 돋아난 나무들이 대비되어 보였다. 죽은 것과 산 것이 함께하고 있었다.
호수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작은 매점이 문을 열었길래 들어갔다. 청의 호수 사이다를 팔고 있었다. 비에이의 식당에서 이 사이다를 먹는 바람에 청의호수가 문득 떠올랐고 그리고 가고 싶어졌다.
결국 이렇게 다시 오게 되었으니 청의호수 사이다는 우리에게 참 의미 있는 음료였다.
청의호수에서 마시는 청의호수 사이다 맛이 궁금해서 한 병을 사서 다시 호수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푸르른 호수를 보면서 푸르른 사이다를 마셨다.
이햐, 좋다! 청의호수의 기운이 우리에게 쑥쑥 들어오는 것 같았다. 재미난 추억을 하나 더 새기고 간다.반응형'일본 방방곡곡 > 홋카이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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