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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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비추던 뉘른베르크의 밤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5. 25. 23:12
밤베르크를 뒤로하고 뉘른베르크 행 기차에 올라탔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뉘른베르크 중앙역에 도착했다. 오늘은 인터넷 카페에서 알게된 동행과 함께 뉘른베르크 소시지를 맛보기로 했다. 그 유명하다는 소시지를 드디어 먹게 되는구나! 뉘른베르크 중앙역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동행을 만나게 되었다. 전혀 일면식 없는 사이였지만 한국인이라는 동질감 때문인지 우리는 금세 친숙해졌다. 저녁을 먹으러 뉘른베르크 시가지로 이동했다. 따로 알아둔 식당이 없어서 길을 걷다가 사람이 많은 식당에 들어갔다. 마음 맞는 동행과 함께여서 즐거웠던 저녁식사였다. 우연찮게 동행도 나처럼 하이델베르크에서 뉘른베르크로 오던 참이었다. 하이델베르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내가 마주쳤던 하이델베르크 풍경들이 하나 둘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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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베르크 성 미하엘 수도원(Kloster St.Michael)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5. 18. 21:59
장미정원을 나와서 발길 닿는대로 무작정 걷다보니 점점 시가지 외곽으로 향하는 듯 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고요한 언덕길에서 나는 괜히 불안해져서 핸드폰을 꺼내 지도를 살펴 보았다. 무작정 걷는 것은 좋지만 또 무섭기도 했다. 근처에 수도원이 하나 있는 걸 보고 그리로 목적지를 정하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내가 가려던 수도원은 아까 장미정원에서 보았던 '성 미하엘 수도원'이었다. 높은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 오르는 길이 힘들었지만 높이 올라간 만큼 내려다 보는 전경은 정말 끝내줬다. 수도원 모습이 그려진 앙증맞은 표지판을 지나치면 곧 수도원 입구로 들어설 수 있었다. 입구를 지나오자 마자 보이는 거대한 건축물에 눈이 번쩍 뜨였다. 정말 웅장했다. 하늘을 찌를듯한 청색 지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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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베르크 아름다운 장미정원 로젠가르텐(Bamberg Rosengarten)에서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5. 17. 19:36
밤베르크 대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며 황홀한 기분으로 주위를 둘러 보았다. 밤베르크 대성당을 마주보고 있는 건물이 눈에 띄는데 이곳은 구궁전(Alte Hofhaltung)이라 불리우는 곳이었다. 밤베르크 대성당에 묻혀있는 하인리히 2세에 의해 만들어진 건물로 밤베르크 주교가 거주하는 레지던츠로 이용되었다. 현재는 역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구궁전 바로 옆에는 신궁전(Neue Residenze)이라 불리우는 건축물이 있는데 이 둘은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구궁전은 신궁전보다 규모가 작았다. 목조 구조로 이루어진 건물에 자줏빛 지붕, 가지런히 정렬된 꽃장식이 돋보였다. 사실 구궁전은 보통 상상하던 궁전의 모습과는 좀 달랐다. 궁전이라기 보다 유럽의 어느 주택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에 밤베르크 신궁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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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베네치아, 밤베르크(Bamberg)에 가다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5. 16. 14:50
뉘른베르크 숙소에서 맞이하는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나도 전혀 피곤함이 없었다. 혹시라도 늦게 일어날까봐 항상 알람을 맞춰 두고 잠들었지만 언제나 알람 시간보다 일찍 일어났다. 한국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아침형 인간이 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 명료했다. 열심히 돌아다닌 뒤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서 일찍 잠드는 거다. 이렇게 하면 아침 일찍 절로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는 왜 아침형인간이 될 수 없었을까 생각하며 새로운 일상에 재미를 붙였다. 숙소에서 제공되는 조식은 컵라면과 밥이었다. 밥은 딱딱하게 굳어있어 오래된 것 같았다. 평소 같았으면 먹지 않았겠지만 타국에서의 밥은 어찌되었건 좋았다.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환상적인 맛이었다. 라면 발명한 사람은 정말 큰 상을 줘야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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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뉘른베르크에서 노을을 바라보며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5. 12. 19:46
뉘른베르크 성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대로 돌아가기 아쉽다는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아쉬운 마음에 힘들어도 꾸역꾸역 뉘른베르크 성을 보러 온 것이었는데, 성을 보고나니 뉘른베르크를 더 돌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오늘 하루 반나절은 이동만했고 그 와중에 우여곡절도 많았으니 얼른 숙소로 돌아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숙소에 돌아가되 뉘른베르크 시내를 경유하며 가자는 것이었다. 창가의 붉은 꽃들이 거리를 화사하게 비춰 주었다. 아름다운 꽃들을 보니 행복해졌다. 주택가를 거닐 때 건물 발코니에 식물들이 가득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뉘른베르크에서는 평소에 자주 보았던 잿빛 콘크리트 건물들을 보기 힘들었다. 대신 붉은 벽돌조의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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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뉘른베르크 성에 오르다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5. 11. 10:07
지하철에서 내린 뒤 역을 나와 구글 지도를 보며 숙소를 찾아갔다. 며칠새 더 무거워진 것 같은 캐리어를 질질 끌며 걷다가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시계를 들여다 보니 오후 3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뉘른베르크까지 이동만 했을 뿐인데 몇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숙소에 도착하고 나니 잔뜩 머금고 있던 긴장이 한순간에 풀려서 피곤이 몰려왔다. 푸근한 침대 위로 뛰어들어 곧장 잠들어 버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잠들면 오늘 하루가 너무 아쉬울 것 같아 몸을 가볍게 하고 밖으로 나왔다. 어두워지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근처에 있는 뉘른베르크 성에 가보기로 했다. 뉘른베르크 성으로 가는 길에 사진이나 찍어볼까 하고 필름 카메라를 메어 들고서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카메라 건전지가 수명을 다했는지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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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에서 뉘른베르크로, 여행 중 마주친 따뜻한 사람들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5. 5. 00:48
오전 6시 정도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깜짝 놀랬다. 알람에 의지하지 않고 내 스스로 새벽 6시에 눈을 뜬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밤에 정신이 말똥말똥해서 내 자신을 야행성 인간으로 규정지어 왔었다. 하지만 유럽여행 중 나는 저절로 아침형 인간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수없이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왜냐면 그것이 건강한 생활 패턴이고 밤에 늦게 자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해왔다. 사실 그런 이야기를 백날 들었어도 전혀 와닿지 않았고 내가 편한대로 사는 것이 좋다 생각하며 야행성을 유지했었다. 그런데 아침형 인간이 되어보니 너무 좋았다. 해가 뜨려고 할 때의 하늘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축축하면서도 화한 이른 아침 공기도 좋았다. 이런 것들을 느끼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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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 선제후 박물관 그리고 마지막 저녁식사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2021. 5. 3. 01:18
하이델베르크 성을 나와서 한적한 숲길을 걸었다. 걷고 또 걷다보니 종국에는 익숙한 풍경이 나타났다. 어디로 가야할까 고민하다가 시내를 거닐다 우연히 발견했던 선제후 박물관(Kurpfalzisches Museum)으로 발길을 옮겼다. 배가 고파서 박물관에 가기 전에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는 길에 보이던 어느 샌드위치 가게에 무작정 들어갔다. 고소한 바게트 빵 사이에 모짜렐라 치즈와 루꼴라, 토마토가 들어간 샌드위치를하나 샀다. 유럽여행 중 가장 많이 먹었던 음식은 샌드위치였다. 어디론가 걸어 가면서 들고 먹을 수 있고 값이 저렴해서 자주 사서 먹었다. 그리고 모짜렐라치즈, 토마토, 바질 조합이면 절대 실패가 없었다. 냠냠 샌드위치를 먹으며 걸어가다가 근처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샌드위치만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