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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 하푸탈레 여행, 하푸탈레에서 보낸 유유자적한 하루, 아름다운 고산지대 풍경 속에서 힐링하기 (Vantage Hills Haputale)
    아시아 여행기/스리랑카 2024. 6. 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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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구름이 꽉 차있었다
    구름이 발 아래로 보였다


    하푸탈레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왔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동네 구경을 하다 가기로 했다. 희뿌연 안개가 자욱하게 낀 도시는 축축함으로 가득했다. 하늘에도 구름이 떠 있었는데, 우리 발 아래에도 구름이 있으니 여기가 구름 속 세상이 아니면 무엇일런가?

    벽화가 이어져 있던 거리
    하푸탈레 (Haputale), 기념사진 찍기 좋았던 벽화


    식당에서 내려오는 길에 벽화들이 이어진 길을 걷게 되었다. 화려한 색감의 하푸탈레의 벽화들을 보며 도로 위를 걸어 내려다가다 상점들이 줄지어 이어진 중심가에 다다랐다.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캔디가 우리나라 대도시 느낌이라면, 하푸탈레는 읍이나 면 같은 느낌이랄까? 길을 걷다가 하나로 마트가 나올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의 작은 마을이었다.

    하푸탈레 시내
    Beer Stall에서 맥주를 구입할 수 있었다
    작은 동네 슈퍼마켓 같았던 곳


    없는 것 빼고 다 있을 것 같은 하푸탈레 시내. 잡동사니들을 파는 슈퍼, 과일가게, 맥주와 와인을 파는 술 전문 상점, 정육점 등등 온갖 가게들이 다 모여 있었다.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상하게도 관광객들이 별로 없어서, 어딜 가나 사람들의 시선이 따라왔다. 그래, 나 같아도 신기하겠다! 그런 생각으로 그러러니 하며 다녔다.

    택시 정류장 같았던 툭툭들이 모여있던 곳
    기찻길 근처에 와인 스토어가 있었다

     

    기찻길에서 기념 사진을 남겼다


    하푸탈레가 그리 큰 마을이 아니라서 금방 다 돌아볼 수 있었다. 하푸탈레로 오던 기차가 지나왔던 기찻길도 걸어 보았다. 기차가 지나다니지 않아서 잠깐 기찻길에 서서 기념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과일 가게에 들러서 여러가지 과일들을 구입했다. 가장 먹고 싶었던 과일은 망고! 망고 종류가 여럿이라 종류별로 구입하고, 자그만한 바나나도 구입했다. 할아버지가 다른 과일도 먹어보라며 검은 봉다리 안에 이런저런 과일들을 더 담아 주셨다.


    하푸탈레 시내를 돌아보고 호텔로 들어가는 언덕 아랫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먼 산 너머로 짙게 깔려 있던 구름들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 푸르른 하푸탈레 전경이 보기 좋게 펼쳐져 있어서 기분 좋게 길을 걸어갔다.

    우리가 머물던 호텔 로비
    발코니가 딸려있던 우리 방
    발코니에 의자와 테이블이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 먹을 때까지는 그냥 푹 쉬기로 했다. 우선 6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오느라 꼬질꼬질해진 몸부터 씻어내기로 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 발코니에 나가서 본 풍경은, 말 그대로 기가 막혔다.


    아름답구나!

    푸릇푸릇한 차밭들이 끝없이 이어져있었고 높은 산들이 다 우리 발 아래에 있었다. 하푸탈레가 해발고도 1,400여 미터에 위치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가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다.


    고요한 적막 속에 펼쳐진 상쾌한 풍경, 새하얀 구름들이 차밭 위를 떠다녔다. 차밭 사이에 놓인 작은 길 위로는 하푸탈레의 아이들이 지나다녔다.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발코니에 놓여있던 의자에 앉아 일기장을 꺼내 끄적였다. 공기는 조금 쌀쌀한 편이었다. 캔디와 시기리야에서 느꼈던 공기와는 확실히 달랐다. 축축하고 서늘한 공기는 맑고 깨끗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스리랑카산 홍차와 함께 늦은 오후를 보내며 '쉼'의 시간을 가졌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배가 슬슬 고파지자 호텔 1층 식당으로 나왔다. 하푸탈레 시내의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었지만, 피곤하기도 했고 호텔 음식도 궁금해서(평이 꽤나 좋았다) 저녁은 호텔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레스토랑에 손님은 우리 둘 뿐이었다. 우리는 치킨 커리와 치킨 꼬뚜, 파인애플 주스, 맥주, 콜라를 주문했다. 메뉴 하나 당 양이 어찌나 많던지 두가지 음식을 다 먹기가 버거웠다. 양이 아주 많긴 했지만 음식들의 맛이 아주 좋았고 보기에도 참 좋았다. 음식 하나하나 정성을 쏟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치킨커리와 밥, 그레이비 소스


    치킨 커리 안에는 닭 가슴살이 가득 들어 있었다. 부드러운 닭고기에 이국적인 향이 감도는 커리는 같이 나온 판단잎이 올라간 밥과 곁들이니 환상적이었다. 스리랑카에서 먹었던 밥 종류는 항상 실패가 없었던 것 같다. 슥삭슥삭 밥에 비벼 먹는데, 같이 내어준 칠리 페이스트와 그레이비 소스와 곁들이니 궁합이 딱이었다.

    치킨 꼬뚜와 바삭바삭한 난

     

    밥과 함께 나온 바삭바삭한 난에 커리를 찍어 먹어도 좋았고, 치킨 꼬뚜를 바삭한 난 위에 얹어 먹기도 했다. 치킨 꼬뚜는 짭조름하고 약간 매콤한게 우리 입맛에 딱이었다. 아주 맛있었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남긴 것이 한이 된다. 싸가서 다음날 먹고 싶었는데, 숙소 안에 냉장고가 없어서 혹시나 탈날까봐 싸오지는 않았다.


    음식들이 다 맛있어서 다음날 조식을 못 먹는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내일은 호틀 플레인 국립공원에 갈 예정이어서 이른 새벽부터 일정을 시작해야해서 호텔에서 도시락을 주기로 했다. 그래서 조식은 마지막 날에나 먹어보게 되었다. ​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어둠이 깔린 하푸탈레, 풀벌레 소리가 진하게 들려왔다.


    발코니에 서서 검은 하늘 위에 동동 뜬 별들을 보고 싶었는데, 구름이 꽉 끼어 있어서 별은 보이지 않았다. 온종일 뿌연 안개와 함께한 느낌인데, 밤도 여전했다. 내일은 과연 날씨가 어떠려나? 흐린건 괜찮아도 하늘에서 비가 오면 낭패인데, 우린 미리 숙소도 예약하고 계획도 하고 왔기에 비가 와도 달리 일정을 바꿀 수도 없었다. 그저 날씨가 좋길 마음속으로 바랄 수밖에 없었다.

    내일 이른 새벽에 일어나 일정을 시작해야했기에, 풀 벌레 소리 잠깐 듣다가 방으로 들어와 쿨쿨 잠에 빠져 들었다. 그렇게 하푸탈레의 첫번째 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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