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백약이오름 거센 바람과 맞서며 걷기우리나라 방방곡곡/제주도 2022. 2. 19. 14:16광고광고728x90반응형
제주도 남서쪽을 돌아보고 제주시로 돌아가는 길,
제주도 동쪽에 있는 백약이 오름에 들렀다가 예약해둔 숙소에 가기로 했다.
바람이 아주 거세던 날이 흐리흐리한 날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서 오름에 다가섰다.
왜 이름이 백약이 오름일까 궁금했었는데 예로부터 이곳에서 약초가 많이 나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백약이 무효하다 할 때의 그 백약(百藥),
우리가 아는 진짜 그런 의미의 오름이었다.
하늘에 아주 멋있는 구름이 떠 있었다.
날아가는 새의 날개처럼 쫙 펼쳐진 구름 사이사이로 붉은 햇빛이 번뜩였다.
이야,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또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는 아름다운 제주!

울타리 안은 사유지라서 출입 할 수 없는 것 같았다.
허허벌판 같은 들판을 보니 평소에는 목장으로 쓰이는 공간 같기도 했다.
차를 타고 백약이 오름을 찾아오면서 창 너머로 말들을 참 많이도 봤다.
날이 춥지만 않았다면 말을 타보았을텐데 아쉽다.
돌계단을 지나서 나무계단이 시작된다.
촘촘하게 이어진 나무 계단을 따라서 멀이 보이는 언덕의 끝을 향해 올라 갔다.
오르고 또 오르고 계속 올랐다. 경사가 급하지는 않아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바람을 막아주는 건물이나 큰 나무들이 없어 거센 바람에 몸이 흔들흔들거렸다.

계단을 한참 오르다가 보면 이제 멀리 오름들이 한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올라와서 보는 경치가 최고다.
가운데 커다란 분화구가 있었는데 큰 나무들로 둘러 싸여 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았다.
우리는 분화구 둘레로 난 길을 따라서 한바퀴 돌았다.


바다 끝에 성산일출봉이 우뚝 서있었다.
그리고 성산일출봉의 왼편으로는 우도가 보였다.
지난날 여름 우도에서 즐거운 여름 휴가를 보냈던 기억이 새록새로 떠올랐다.
그 때 우도에서 보낸 2박 3일이 여름마다 매번 생각난다.
올해 여름에는 꼭 다시 우도를 찾아야겠다.

한바퀴 돌면서 멀리 보이는 풍경들이 참 멋있었다.
구름 때문에 한라산이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한라산과 오름들이 실루엣들이 신비롭게 눈앞에 펼쳐졌다.

한폭의 수묵화처럼 농도가 다른 산의 실루엣들이 겹겹이 쌓여 보였다.
구름 뒤에는 태양이 숨어 있는지 빛줄기들이 땅 아래로 스며들고 있었다.
계속 걷다 보면 하늘로 가는 길이 있을 것만 같았다.

오름 위를 걷는 길
풍경들이 아름다워 즐거웠다.
거세게 부는 바람이 눈을 때려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지만
우리는 꿋꿋하게 오름 한바퀴를 걸었다.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는 길,
금오름처럼 분화구 안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분화구 안에는 키 큰 나무들과 잡풀들이 우거져 있었기 때문이다.


백약이 오름 위에서 기념 사진을 하나 남기고 싶어서 삼각대를 설치했다.
바람이 거세서 삼각대가 날아갈까봐 조마조마했다.
겨우 설치하고 둘이 언덕 위에 앉아 찰칵 기념 사진을 남겼다.
멀리 조그맣게 보이는 성산일출봉과 우도도 우리와 함께 사진에 남았다.


제주의 매력은 이런 것이 아닐까?
넓다란 들판 위에 군데 군데 솟아있는 오름들의 모습과
멀리 바다와 화산폭발로 생긴 섬처럼 보이는 산의 모습
맑다가도 흐리고 흐리다가도 맑고
거센 바람이 불고 그러다가도 찌는 듯이 덥고 습하고 비가 내리고
그런게 다 제주의 모습인 것 같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제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도 여행 성산포여객터미널에서 차 끌고 우도 들어가기 (0) 2022.08.14 겨울 제주 산방산에서의 추억 (0) 2022.02.21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를 따라 찾아간 윗세오름 그리고 백록담 (1) 2022.02.18 제주 호랭이 도넛과 잊지못할 산방산 (0) 2022.02.17 겨울 제주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 산책하기 (0) 2022.02.16
